9*. 에잇!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빠 젖꼭지 따위!

'제발 그 망할 너튜브 좀 그만 봐 T_T'

by 빨양c


"야 솜뭉치. 내 아빠 저거 바뀐 거 아냐?

내가 삼신이랑 봤던 그 영상 속 아빠가 맞냐고. 분명 그 영상 속에서는 유학도 다녀오고, 외국어도 잘하고, 엄청 멋진 정장 차려입고 도심 곳곳을 누비며 사업을 성공시키는 차가운 도시 남자였는데..

지금은 수염도 안 밀고, 간장 국물 묻은 하얀 반바지나 입고.. 나 자는 줄 알고 저 망할 네모난 기계만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 맞냐고.. "

내 불평에 솜뭉치가 으쓱한다.


한가로운 오후. 엄마는 방에서 요양 중이고, 장모님은 출타 중!

그렇게 나는 아빠 사람과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내가 잠들었다고 생각했는지 아빠는 검정 네모 기계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벌써 1시간 넘게 저러고 있다.

솜뭉치가 알려준 정보에 의하면 저건 휴대폰이라는 기계인데, 아빠는 주로 저걸 통해 너튜브라는 영상을 보는 듯하다. 한 시간 동안 무려 10편 넘는 영상을 계속 돌려보고 있다. 무슨 내용인가 내 귀여운 쫑긋 귀로 가만 들어보니,

"우리 아이 태열 관리하는 방법은요~",

"우리 아이 목욕물 온도 측정하는 방법은요~",

"우리 아이 수면교육의 중요성은요~",

"우리 아이 영아산통 방지를 위한 I Love U 배 마사지 방법은요~"

머 대충 이런 내용이다.


'음.. 우리 아이면 분명 나, 축뽁이를 가리키는 것 같은데..음.. 나에 대한 정보가 저 기계에서 나온다는 건가? 삼신 영상 봤던 게 너튜브에 뿌려진 건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나는 천장 보는 척하며 곰곰이 생각을 이어가 본다.


한 번은,

"우리 아이 잠 잘 재우는 방법"이라는 영상을 보더니 나를 갖고 온갖 이상한 짓을 다하더라.

이상한 천떼기를 갖고 와서 본인 어깨에 양 갈래로 가방 메듯 앞으로 매고, 나를 그 끈과 아빠 배 사이에 욱여넣더니,

"편하지 우리 축뽁이? 이렇게 하면 아빠 심장소리가 잘 들려서 잠 잘 온대." 란다.


정작 나는 끈이 너무 내 배를 쪼여와서 방금 전에 먹은 분유를 웩 토해버렸는걸!

역류하는 토를 닦으며 아빠란 사람은 이번에는 나를 본인 옆으로 눕히더니 갑자기 팔베개를 해준다.

이건 엄마가 밤에 나 재울 때 하는 자세라 어느 정도 익숙해서 가만있어 보았다.

'이번엔 잘 좀 해봐 아빠.. 제발.. 토하기도 지친다 지쳐..'

신생아의 본능은 얼마나 무섭던가.

분명 엄마가 나를 이런 자세로 재울 때는 쮸쥬 모유를 먹이면서 재우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나는 아무렇지 않게 아빠의 쮸쮸를 찾으려고 입을 뻐끔뻐끔하였지. 근데 이게 웬걸?

아빠의 쮸쮸는................ 길게 말하긴 뭐하지만,

엄마의 그것과는 너무 달랐다.

그리고 거기서는 내가 아무리 입을 빠끔 대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 대체 이 자세를 왜 한 거냐고!!

화가 난 나는 빽! 울어버렸다.

차라리 날 시원한 역방쿠(역류방지쿠션)에나 올려서 가만히 내버려 둬 아빠 사람..

아빠에게 제발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솜뭉치를 시켜보지만, 킥킥대기만 하고 있는 저 얄미운 솜뭉치!

'이 똑같은 것들....!!!'

분노의 울음을 장전한 순간, 아빠가 갑자기 말한다.

"어..? 음.. 분유를 계속 토하네.. 아! 너튜브에서 이 자세로 트림을 시키면 편하다고 했었지?"

그러더니 평소 트림시킬 때 본인 왼쪽 어깨에 올리던 것과 달리,

잘만 누워있는 내 작고 귀여운 배 불뚝 몸뚱이를 불쑥 들어 올리더니 본인의 왼쪽 허벅지 위에 쩍벌로 벌리게 하고, 아빠의 왼쪽 팔을 내 앞 턱과 쇄골에 턱 대더니 내 왼쪽 등판을 사정없이 호드려 팬다.


”응애~~~~~~~~~!!(아빠... 이거 아닌 거 같아.. 그 너튜브 정보 괜찮은 거 맞아..?)"


이쯤 되니 당하는 나도 불쌍하고,

너튜브에 이용만 당하는 것 같은 아빠가 측은할 지경이라 최대한 차분한 응애를 전달해본다.

저 미련한 아빠는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그 너튜브를 보면서 또 다른 자세로 트림시키는 걸 나한테 실험하려 한다.

내 날렵한 눈빛이 때마침 방에서 나와 지나가는 엄마를 발견하고 서둘러 우렁찬 목젖을 장전하여 소리친다.

"응액!!!!!!!!!!!!!!!!!!!!(엄마!! 나 좀 살려줘..... 이 아빠가 나 토하게 하려나바!!!)"

"여보 애기 너무 우는 거 아냐? 모유 먹여서 소화 잘 됐을 거니까 그냥 가만히 눕혀나봐~"

엄마가 보기에도 아빠의 하는 짓거리가 영 서툴렀는지 황급히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살았다. 살았어!!! 엄마 최고!!!

오마이갓. 삼신 염라 높으신 어르신 땡큐 베리 머취 갓이시여..'


나는 최대한 만족한다는, 평온한 얼굴 표정을 만들어 자리에 누워 자는 척을 시전했다.

제발 아빠가 더 이상 나에게 헛짓거리를 하지 않길 바라는 웅장한 기운을 얼굴에 담으려 무척 노력 했다.


이건 진짜 저 아빠가 너튜브에서 온갖 이상한 육아 정보 보고 나를 실험체로 해본 것 중 극히 일부다.

'하-정말 왜 그러는 걸까 저 아빠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갈텐데. 왜 날 실험체로 자꾸 쓰냔말이야.'

아빠의 머쓱해하는 표정이 실눈 사이로 슬쩍 보이지만 과감히 외면했다.

눈 마주치면 또 나한테 뭔가 할 것만 같앰T_T..


'제발 그 망할 너튜브 좀 그만 봐 T_T으앙'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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