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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비로소 하나의 매듭이 지어졌다
문득 여기서 그만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서 내려오고 싶었다.
산 정상에 올라 아래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서였을까.
오랫동안 배 속에 품고 있던 책이 내 몸을 나가 독립적인 운명을 얻게 된다고 생각하니 허전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때 나는 일종의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다.
공연은 끝났다.
꼭두각시 인형은 이제 줄에서 풀려나 제 생명력으로 살아갈 것이었다.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