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도 게임이 아닐까?

by 노수연

우리의 삶도 게임이 아닐까?


왜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일까?

나는 한때 ‘호그와트 레거시'라는 게임에 아주 푹 빠져있었다. 평소에는 게임을 거의 하지 않고 게임에 돈 한 푼 써 본 적이 없는 나다. 그런데 해리포터의 덕후라는 이유로 8만 원이나 주고 이 게임을 사 버리고 말았다. 무료 게임들은 하다가 지우면 그만인데 이 게임은 돈을 주고 샀으니 스토리를 끝까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나는 이 게임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나는 10시에 자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까지 게임을 하기도 했다. 이제야 왜 사람들이 게임에 집착하고, 돈을 쓰고 시간을 보내는지 알 것 같았다.


이 ‘호그와트 레거시’ 게임 속에는 많은 미니게임들이 있다. 그중에서 내가 목숨을 걸었던 게임은 ‘빗자루 레이스'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1등의 기록(시간)을 깨기 위해서 2분짜리 코스를 무려 3시간 동안이나 했다. 그리고 해냈다. 밤 12시 이전에 끝나서 다행이었다.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이 보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그 게임을 즐기는 순간은 정말 행복하고 재밌었다. 게임인데도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한 것 같다.


이 경험을 하고 나서 ‘우리의 삶도 게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적 관점으로 볼 때 인간은 먼지 보다도 작은 존재이다. 그리고 그 작은 존재인 인간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우주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기도 부끄러운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인간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해내는 것일까? 왜 우리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너무 궁금했다.



자기만족

게임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 돈 들은 현실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게임에서의 기록은 현실세계에 살아가는데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 게임 속의 기록을 깨려고 노력하고 승리하기 위해 계속 시도한다. 결국 ‘자기만족'이다. 그저 내 삶에 내가 만족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뿐이다. 우리가 삶을 사는 이유와 게임을 하는 이유는 같다. 인간이 사는 이유는 딱히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람은 왜 살려고 할까요?’라고 질문한다면 사실 터무니없는 이유일 것이다. 그 이유는 뭐가 되었든 우주의 크기에 비해 쓸데없는 이유일 것이다.



게임=현실, 현실=우주

게임의 세계를 현실에 반영하자면 게임은 현실이고 현실은 우주다. 그렇다면 게임이든 현실이든 무언가를 이룬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저 우리끼리 싸우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게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현실은 게임처럼 길을 알려주지도 않고 보상이 크지도 않다. 이 삶은 그저 난이도가 너무나도 높은 게임이지 않을까?



퀘스트

우리 눈에 퀘스트 목록이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우리는 나이에 대한 퀘스트가 존재한다. 걸음마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직업을 찾고 배우자를 찾는 데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퀘스트가 존재한다. 이 퀘스트를 이뤄내야만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힌트, 도구 그리고 도움들을 받을 수 있다. 게임과 똑같이 말이다.



우리는 왜 현실에서는 게임처럼 수천번 시도하지 않을까?

게임의 기록을 깨려고 할 때 내가 내뱉은 말이 있다. ‘난 이거 깰 때까지 계속할 거야’ 게임에서는 죽어도 몇 번이고 다시 할 수 있다. 그게 수십 번이 되든 수백 번이 되든 수천번이 되든 다시 할 수 있다. 게임은 ‘이제 제발 그만 좀 해!’라는 말은 일절 하지 않는다. 아무 말 없이 다시 리셋시켜 준다. 여기서 나는 다시 한번 게임과 현실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노력을 쏟아붓고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이룰까 말까 이다. 마치 내가 2분짜리 코스를 3시간 동안 해서 이뤄낸 것처럼 말이다.


단지 현실과 게임이 다른 점은 주변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는 것이다. ‘할 때까지 했으니까 다른 것을 해보는 건 어때?’, ‘너는 거기에 재능 없어 다른 거 해봐’, ‘그냥 하라는 대로 해’ 등등 게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물론 우주도 아무 말을 하지 않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바로 이것이 제일 힘든 것이다. 우리는 남의 말에 휘둘리면서 불안해 하고 남의 비판으로 몇 번의 시도만 해보고 바로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남에게 그리고 남의 시선에 관심이 너무 많다. 만약 게임처럼 몇 번이고 시도하는 사람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만 본다면 그 사람은 수천번 시도해서 이뤄낼지도 모른다. 어쩌면 침묵은 좋은 격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패자는 없다

내가 게임에서 퀘스트 하나를 못 깼다고 게임의 실패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일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이 삶에서, 이 우주에서 실패자가 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과 ‘실패’로 나누고는 하는데 나는 ‘성공’과 ‘아직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확장시키면 ‘성공'과 ‘아직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과 ‘자신의 재능을 찾지 못한 자’만이 존재할 뿐이다.



우리의 삶은 게임 같아야 한다.

나는 이번에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게임에 미쳐 사는 사람들을 무작정 욕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게임 중독자는 아니다. 그들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왜 그 사람들이 게임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게임과 현실이 다른 것은 게임이 현실보다 퀘스트가 쉽고 보상이 많으며 수천번 죽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퀘스트가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퀘스트가 어려운 만큼 많은 보상이 주어지지 않고 한번 실패하면 ‘실패자’라고 낙인찍히는 이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게임으로 회피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의 삶을 게임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npc처럼 남이 시도하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참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유저가(살아가는 한 사람이) ‘힌트’ 버튼을 누를 때(도움을 요청할 때)만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몇 번을 실패하든지 다시 시도할 수 있음을 알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삶이라는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

‘삶이라는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이라는 영상을 최근에 보게 되었다. 여기서는 판단과 언어를 맡고 있는 좌뇌가 나를 의식하게 하고 현실의 나(게임 속의 나)에게 지나친 몰입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면 우뇌는 감사함을 느끼고 본능, 직감을 느끼지만 언어의 담당이 아니기 때문에 좌뇌에게 운영권을 빼앗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직 이 영상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우뇌를 활성화시키라는 것은 알겠다. 지나친 게임 속 역할에 몰입하지 않고 ‘깨달음의 길'을 걸어라.


“결국 삶이라는 게임에서 승리는 애초에 이것이 단지 게임일 뿐이며 그 게임의 설계자가 나 자신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나이바우어-


게임에서 아이템을 잃었다고 울지는 않는다. 현실도 똑같다. 어떤 비극이, 힘든 일이 찾아와도 나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뿐이다. 내가 힘들다고 규정한 것뿐이다. 괴로워할 일이 없다. 현실은 단지 게임일 뿐이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