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점만 보아야 할까, 나쁜 점도 보아야 할까

믿고 싶은 마음과 조심해야 하는 마음, 그 사이 어딘가

by 노수연

좋은 점만 보아야 할까, 나쁜 점도 보아야 할까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한 사람을 바라볼 때 좋은 점만 보는 것이 맞는지, 나쁜 점도 보는 것이 맞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이 글은 그 고민에 대한 내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싶다.

예전에 사람의 좋은 면만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연예인의 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이 영상을 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아서 나도 사람들의 좋은 면만 보려고 한 적이 있다. 나도 완벽하지 못한데 내가 굳이 그 사람의 나쁜 점을 찾아서 보려고 하는 마음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시 긍정의 힘을 알게 된 직후여서 더더욱 이 가치관이 옳다고 생각했다. 세상의 나쁜 점, 사람의 나쁜 점만 보기에는 인간의 삶이 너무나도 짧다. 이 세상이 좋든 싫든, 결국 여기서 살아 나가야 한다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좋은 것만 바라보며 살아가리라 마음먹었다. 신세한탄을 하고 남들을 욕하며 살아가는 것보다는 좋은 것만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부정적으로도 보아야 할까?

아빠와 대화할 때 제일 맞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만약 내 주변의 사람이 어떤 행동을 취했을 때 나는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빠는 정말 사소한 일에도 항상 부정적으로 본다.


“너를 골탕 먹이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어.”

“걔가 그렇게 행동하는 데에는 꼭 이유가 있을 거야 조심해야 해.”

“너를 이용하려고 하는 거 아니야?”

“아빠는 좀 싸한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는 내 친구들에 대해서 긍정적이게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물론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과 생각들이겠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너무 짜증이 난다. 친구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말하는 아빠가 싫었다. 왜 내 친구들을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들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소중한 내 친구들을 계속해서 나쁘게 말하는 것이 나에게는 상처가 된다. 아빠는 가족도 믿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아직 사람들을, 세상을 모른다고 한다. 아빠가 큰 상처를 받은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정말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내가 너무 순수한 것일까? 정말 조건 없이 나를 진정으로 좋아해 주는 친구들은 없는 것일까? 정말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는 것일까? 나는 이에 반대한다. 나는 사람들이 서로 믿을 수 있기에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프고 씁쓸하다.



결국 모든지 적당히.

솔직히 이미 마음속에 답이 내려져있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사람들의 좋은 면만 보는 것이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이다. 하지만 결코 세상이 아름답지만은 않으며 누구나 단점은 가지고 있다. 정말 좋은 것만 보고 나쁜 것들을 계속 무시한다면 결국 나에게 상처로 돌아올 것이다. 아빠 말대로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는 사람들의 단점과 의도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을, 모든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다가는 내 정신이 피폐해질 것이다.


결국 모든지 적당히 해야 하는 것 같다. 철학에서 극단적인 것은 없다. 좋은 면을 보는 것만이 과연 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을 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결국 좋은 면, 나쁜 면을 모두 보아야 한다. 여기서 어려운 것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나는 좋은 면을 보려는 마음을 80%, 부정적인 면도 보려는 마음을 20% 정도로 정해두었다. 앞으로 이 비율이 깨질지, 안 깨질지는 모르겠지만 안 깨졌으면 좋겠다. 부정적인 면을 보려는 마음이 늘어난다는 것은 내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비율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나는 사람들이 좋은 면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선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고 믿고 싶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