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 그녀, 내남편(35)

유진 : 의문

by 빌리박


유진 : 의문


아침에 지수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나는 이미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하고 있었다.


어젯밤 수연의 전화. 지수 언니 어디 있는지 아냐고.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수연이 그 정도로 불안해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지수의 전화. 수연이 사라졌다고. 짐을 싸서 나갔다고.


두 통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알아내야 했다.


***


점심시간이 지나서 지수의 사무실로 갔다.


비서가 나를 보더니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수가 이사회 의장이 된 뒤로, 나조차도 약속을 잡아야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유진 박사님, 지금 의장님이 회의 중이신데..."


"급한 일이에요. 잠깐이면 돼요."


비서가 잠시 망설였다. 나와 지수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5분 후, 사무실 문이 열렸다.


지수가 나를 보며 손짓했다. 들어왔다.


문이 닫히자 지수의 얼굴이 달라졌다. 공적인 표정 뒤에 피로가 비치고 있었다. 눈 밑에 그늘이 있었다. 화장으로 가렸지만, 보였다.


그리고 목에 두른 스카프.


지수는 실내에서 스카프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언니, 무슨 일이에요? 바쁜데."


목소리에 방어적인 날이 서 있었다. 내가 무엇을 물으러 왔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


"수연이 얘기 하러 왔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아침에 전화했잖아. 수연이 나갔다고."


"그래서?"


"어디 갔는지 알아?"


지수가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한숨을 쉬었다. 여유를 보여주려는 몸짓이었지만, 손가락 끝이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다.


"마이클 씨가 찾아줬어. 시내 비즈니스 호텔에 있대."


"찾아갔어?"


"아니."


"왜?"


지수의 눈이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분노가 서려 있었다. 수연에 대한 분노. 이건 뜻밖이었다.


"내가 왜 찾아가야 해? 나간 건 수연이잖아."


***


뭔가 이상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수연은 지수를 걱정하며 전화를 걸어왔다. 지수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수연이 짐을 싸서 나갔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젯밤에 뭔 일 있었어?"


직접적으로 물었다. 지수의 표정이 굳었다.


"무슨 일이긴. 이사회 의장 취임했잖아. 축하 자리 있었어."


"밤새?"


지수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늦게까지 있었어. 그게 왜?"


"수연이가 밤새 기다렸을 텐데."


"그래서? 내가 뭘 어쨌어야 하는데?"


지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숨기고 있는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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