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걱정과 챙김의 소중함
이 모든 이야기는 일요일 밤 아홉시즈음,
급하게 걸려온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되었어요.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잔뜩 하더니 본인이 코로나 양성이 떴다는 소식을 전했고, 그 순간 아 큰일 났다 싶었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목이 뜨거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몸살기가 스윽 올라오더니 온몸이 두들겨 맞기 시작했어요. 아, 이건 코로나가 때리는 거다.
휴일이 끝난 화요일, 병원에 오픈런을 해보았으나 줄이 이미 길더군요. 신속항원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보니 역시나 양성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기념으로 키트를 주시겠다고 하셨...잠시만요, 기념이요?
그렇게 일주일 치 약과 기념으로 받아온 키트, 그리고 휴일 동안 혼자 찔러보다 남은 자가 키트가 제 처지를 말해주네요.
이번 코로나 매우 아픕니다. 모두들 증상이 느껴진다면 무조건 병원부터 가세요. 병원 약이 독해서 먹고 나면 바로 쓰러져 자긴 하지만, 찰나의 순간, 빨래 개고, 집 안 청소하고, 업무를 잠시 볼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거든요!
함께 걸린 언니 오빠들은 모처럼의 휴가에 약간은 설레하지만, 고사장인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뭘 해야 이번 일주일이 모아를 위한 가장 좋은 일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코로나에 걸리기 이틀 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적기 시작했어요. 지금껏 만들고 판다뿐인 우리는 우리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이 절실했거든요.
그래서 글로써 먼저 알리는 일을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이 일에 진심인지를 글로 꾸준히 기록해 보려 해요. 마침 나라로부터 일주일 재택 치료를 명 받았으니 좀 더 집중해서 마케팅 채널들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설렙니다!
다시 코로나로 돌아가 볼까요.
가족들에게 코로나 양성 소식을 알립니다.
가장 먼저 아빠에게 전화가 왔어요. 대상포진인 아빠가 더 아프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ㅎㅎㅎ
이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어요. 유튜브 보느라 몰랐다고 합니다.
마지막 동생이 저녁에 전화를 했어요. 블로그 글 좀 재밌게 써보라는 건실한 피드백과 함께 자신의 12시간 초과 근무한 소식을 전해요.
역시 우리 가족들, 나에게 코로나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용기를 줍니다.
그래도 마음은 모두 진심이란 걸 알아요. 아빠가 집 앞에 그동안 먹을 음식을 두고 가주었어요.
모두 막국수들이네요. 아빠가 막국수가 먹고 싶었나 봐요. 코로나 + 장염 콜라보인 저는 이 국수가 먹기 힘들어요.. 냉장고 한편에 잘 보관해둬야지.
어느덧 양성 판정받은 첫째 날 밤이 되었네요.
바깥바람이 선선하다고, 밖에서 산책하니 너무 좋다는 동생의 연락을 다시 한번 받았습니다. 입추가 지나서 그런가 봐요.
동생에게 나 안 심심하다고, 아프고 심란하니까 그만하라고 답했습니다. 고맙게도 바로 작별 인사를 해주었어요.
주변에서 걱정해 주고, 챙겨주는 것이 참 고마운 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