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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준 Oct 14. 2020

# 비난과 질책이 넘쳐나는 세상

요즘 이런저런 이슈들로 SNS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조금만 유명해지면 과거를 캐내고 민감한 개인사까지 들춰버리기도 한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미리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있을까. 인생을 도덕 책처럼 살긴 쉽지 않다.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치부가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연인 관계나 민감한 사생활이라면 더 그렇다. 댓글에는 정의의 심판이라는 명목 하에 선을 넘는 비난과 조롱이 넘쳐 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한 작품이 있다. 굶주린 독수리 앞에 피골이 상접한 한 아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을 통해 작가는 아프리카의 기아를 전 세계에 알리고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아이를 바로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실제로는 사진을 찍은 직후 독수리를 바로 쫓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을 말해도 아무도 비난과 질책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수개월 후 그는 죄책감으로 자살하고 만다. 그 사진작가의 딸이 이런 말을 했다.

"많은 사람들은 아버지를 사진 속의 독수리처럼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눈에는 아버지가 고통받는 아이였고, 이 세상은 독수리처럼 보였어요"

아직도 이 세상에는 수많은 고통받는 아이와 독수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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