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한번도 아빠가 아닌 적이 없다
'사랑하는 딸들아 고등어조림하고 계란삶아 놓았다.'
우리는 그때 갓 10년을 넘어선 때였다.
부엌에서 프리지아 가득 심은 그녀가 하늘향기로 사라지고 아빠가 쪽지 한장 고이 남겨 저녁 해질 때면 오곤하던 시절
우리 그늘 있을만한 얼굴은 너무나 여러서인지 무서워서인지 바빠서였는지 나는 기억이 하나도 나지않는다
나 가끔 마음 미어지는 건 갈 곳 잃은 어린 시절의 내 모습 아니고 프리지아 향기 30년 동안 맡아온 아빠의 그리움 묻은 얼굴이다
우리 시절 물을 때 나는 아프지않다
아빠가 품은 봉'우리' 그녀 닮은 예쁜 프리지아로 아는지 모르는지 향기내며 울기에
우리 남은 이야기가 고스란히 따듯한건
울음 참았던 아빠의 쪽지 한 장 고대로 씨앗이 되어 봄을 피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