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무대가 아닌 거울이다

by 루바토 노트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줘야 나와 맞는 회사를 만날 수 있어요."


며칠 전 우연히 본 릴스 속 조언이었다. 포장된 모습으로 입사하면 결국 회사도 나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 처음엔 뻔한 소리라며 넘겼지만, 생각해보니 나 역시 그 포장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2년 만의 면접이었다. 말주변이 뛰어나지 않아 듣고, 정리하는 일에 더 익숙한 쪽이다. 그래서 더 철저히 준비하고 싶었다. 예상 질문을 뽑아 답을 외우고, 녹음한 파일을 반복해 들었다. 하지만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어긋났다. 너무 긴장한 탓에 말이 어눌해졌다. 면접관 중 한 분은 “물 한 모금 하시죠”라며 잠깐의 시간을 내어준 덕분에야 겨우 한 숨을 돌렸다. 하지만 그 뒤부터는 준비해간 말들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답을 꺼내야 하는데 머릿속에서는 ‘이 말 먼저, 그 다음엔 저 말’식의 편집이 시작됐고, 결국 말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 관심사가 무엇이냐는 정답 없는 질문에도 횡설수설해버렸다. 준비한 것을 보여주기는 커녕 내 생각을 잘 전달하지도 못해 아쉬움만 맴돌았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야 릴스의 조언이 떠올랐다. 과연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었나. 면접은 합을 보는 자리다. 입사 전부터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스스로를 설명하면 입사 후에도 그 간격은 좁혀지지 않는다. 회사도 나도, 서로의 본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작하게 되니까.


면접을 준비한다는 건 나를 더 들여다보는 시간이어야 했다. 실무 능력만큼이나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생각하는 사람인지, 그것이 이 조직과 맞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진실된 태도에서 시작된다. 면접을 포함한 모든 채용 과정에 평가 기준은 존재하지만, 하나의 정답지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나를 더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긴장 속에서도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고, 말이 막혀도 내가 누구인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ditor 승

아직은 철없이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고픈 에디터 5년차. 결혼 등을 이유로 독립하는 친구들을 애써 외면하는 3n년차 캥거루족이다. 독립은 미뤘지만 불안과 동거하며 눈치껏 성장하려 한다.

이전 02화채용 공고엔 없는 질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