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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현 May 15. 2022

선진 문명은 진보적일까?

중국 현대문학을 공부하며(2)

  이번 주차 강의를 통해서는 신문화운동의 주요인물들은 모두 유학을 통해 얻은 서구 경험이있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중국에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통적인 가치체계를 서구화하고 문명을 발전시키는데 힘써왔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반성하고 수용하는 채원배의 모습을 보며 현재를 사는 우리도 다른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조율하려는 태도를 갖는다면 우리의 사회는 부단히 진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나라의 선진 문명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필자는 과연 선진 문명은 모두 진보적이고, 올바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채원배의 <문명지소화>는 필자의 의문에 명쾌한 대답을 내려주었다. 그의 주장을 통해 겉으로 보여지는 형식만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그안에 담긴 사상과 철학을 습득하는 것이 진정한 문명 수용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전통 요소와 선진적 요소가 융합되어 새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물이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보편적 가치를 갖게 될 때 비로소 ‘문명 수용’이라는 사이클을 돌리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더나아가서, 문명을 수용한 후에도 계속해서 조율하고 맞춰나가는 흡수의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문명을 소화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원배의 글은 당시 중국인들에게 외래 문명을 자주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국 문화 발전의 나침판 같은 존재가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사회진화론 수용 후 가치관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문학관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며 ‘역사적 문학진화론’이 제기되었다. 문학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문학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은 중국의 전통적 문학관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이는 또한 새로운 문학 시도의 기틀이 되었다는 점에서 양면의 날 같다고 생각했다. 


  기존 중국이 고수하던 문언문 형식의 글쓰기는 중국의 지식인들이 전통문화에서 해방된 후의 자유로운 사상, 정서와 사회 분위기를 표출할 수 있는 문학적장치가 되어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여 중국 현대문학의 새 모색이 시작되었고, 새로운 문화를 펼치고 문학적 움직임을 조성해내기 위해 호적의 문학 개량과 진독수의 문학 혁명이 발표되며 현대문학이 본격적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제기한 문제는 조금 달랐으나, 두 주장이 ‘시대에 부합하는 문학을 하기 위함’ 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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