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문학을 공부하며(3)
이번 강의를 통해 새로운 문학 이론의 등장이 현대문학의 탄생과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주작인, 성방오, 호적의 평론문을 통해 중국의 현대문학이 이전의 고대문학과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발전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주작인은 현대문학이 고전문학과 다르고자 한다면 그 안에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정의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 삶을 둘러싼 중요한 변화들은 언제나 새로운 시각과 정의로부터 출발하고, 내적의 본질적인 움직임을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날카로운 주장이라고 느꼈다. 또한 “인간은 동물에서 진화한 생물이다”를 두 번 반복하되 강조표시를 다르게 두어 자신의 시각이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은 야수성과 신성함 두 가지를 함께 지닌 생물체이기 때문에 육체와 영혼의 일치를 추구했다. 이것은 곧 인도주의였다.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시키고 풍요롭게 해서 맺는 결실들이 주변에 도움이 되게끔 하는 ‘적극적 개인주의’가 이상적인 삶이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더 나아가서, 그의 주장이 요즘 자기개발서 등에 흔히 보이는 ‘나 자신을 사랑하세요’, ‘나를 위해 살아가세요’ 등의 문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주작인의 이러한 주장은 100여년 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용해도 어색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 신기했다.
성방오는 문학이 짊어져야 할 3가지 사명을 제시함으로써 현대문학의 기초를 탄탄히 했다. 그의 주장은 현대문학의 시대, 국어, 문학이 각각 맡아야 할 사명이 무엇인지를 정의함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학은 단순히 외적 형식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내적 요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뾰족하게 지적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주장에 매우 동의한다. 문학을 쓰고 만지는 문학가들이 먼저 과학적, 철학적 소양을 길러야만 신문학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짧은 호흡에 맞추어 문학의 외형적 미에만 치중되어버린 작품을 내는 21세기 문학가들이 받아들여야 할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호적은 '국어의 문학, 문학적 국어'라는 구호를 내걸며 문체개혁에만 집중되어있던 신문학운동을 국어운동의 영역까지 펼쳐나갔다. 그의 구호는 문체를 개혁하여 대중들에게 문학을 더 보급하려는 시도의 도화선이 된 구호가 아니었을까? 여기서 어떻게 단지 문체 하나의 작은 변화가 현대문학의 탄생과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 걸까 궁금해지게 되었다. 사실 나는 이 구호를 보자마자 ‘이게 무슨 말장난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어의 문학’은 무엇이고, ‘문학적 국어’는 무엇일까? 과연 국어가 지향하는 문학은 무엇이고, 문학적인 국어는 무엇일까? 하며 수많은 질문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