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도 울리는 무서운 울음소리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산후조리원에 있는 기간 동안 남편이 깨끗이 청소해 놓고 아기용품들을 놓은 집으로 오니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나의 반려조 리오를 보니 '스위트홈'에 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신생아를 만나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알듯이 내가 아무리 회사에서 미션임파서블의 업무를 했었어도 작은 아이를 안는 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3kg대의 아기는 부모가 보호해 줘야 겨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보호해줘야 하는 부모라는 나는 무릇 아이의 보호에 필요한 것들을 잘 모른다는 사실로 인해 마음이 아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의 찌르르함도 잠시, 그날 저녁부터 나와 남편은 아이의 잠과 울음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 집 딸은 배앓이가 아주 쏀 편이어서 배고파도 울지만 분유를 먹고 나서도 배가 아파 우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에게 잠까지 기대하는 건 욕심이지만 초보 엄마 아빠는 그런 걸 알리가 없다. 그저 이 사랑스럽게 작은 아이가 애처롭게 우는데 나의 눈꺼풀은 눈치 없게 자꾸 감긴다. 이른바 아이와의 싸움도 해야 되지만 나와의 싸움도 해야 되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특히 동네가 고요한 새벽에는 남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나의 고뇌가 깊어지는 시간들이었는데 잠을 자지 않고 우는 사랑스러운 우리 딸 때문이었다. 보통 새벽 1~2시까지는 남편이 딸을 전담해서 봐주고 그 이후부터는 남편은 출근하기 위해 수면을 취하고 나는 그때부터 아이 옆에서 쪽잠을 자거나 아이의 울음을 달래는 긴 새벽 시간을 보냈다. 시끄러운 울음 또한 괜스레 아랫집 또는 윗집에 피해를 입히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는 내 품에서 잠드는 아이는 침대에 내려놓기만 하면 기가 막히게 눈을 똘망똘망 뜨는지. 사랑스러운 아이가 이렇게까지 나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니. 놀랍고 신기한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2~3년간 커리어와 육아를 어떻게 병행하지라는 생각은 이 신생아 기간 동안 깨끗이 사라졌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사치였던 시기였다. 그저 무거운 눈꺼풀을 이기기 위해 그해 서양 국가에서 진행하던 롤드컵을 보면서 밤새 보초를 새며 아이의 잠을 재웠던 그 시기가 어찌 보면 내가 직업을 갖고 난 뒤 유일하게 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 같은 타입의 유형의 엄마는 일을 아주 오랫동안 "안" 생각할 수가 없었다. 신생아인 아이를 남편과 둘이 오롯이 5일 보고 난 뒤 나는 이미 둘째까지 키우는 근처 사는 친구에게 전화해 SOS를 쳤다.
- 시터 선생님을 추천해 줘!!!!
P.S.
이번 글은 짧지만 사실 고뇌가 가장 깊었던 회차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육아를 하며 나의 삶을 지켜나가는 이야기를 쓰겠다고 외친 내가 나를 잊고 커리어를 잊었던 시기였던 아이의 신생아인 시절을 글로 쓰는 게 맞는가라는 나 혼자만의 고민이 빠져 한 주를 보냈다. 결국 고민의 끝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고 이 고민을 친한 후배에게 상담하자 후배는 오히려 그 고민들도 선배다운 고민이어서 글로 써도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응원을 해주었다. 그래. 맞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저 '나'였기 때문에 그 어떤 이야기도 '나'를 지켜낸 이야기일 텐데 내가 오히려 잘못된 잣대를 내 글에 적용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나'다운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