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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나무숲 Jun 21. 2019

[코카서스 여행] 조지아에 가야  하는 이유

# 조지아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이 <소울풀 조지아> 책 한 권에 담겼습니다.


http://aladin.kr/p/DPDFa


신비롭고 스펙터클한 자연


사람들은 왜 조지아에 열광할까. 답은 조지아에는 '여행지에서 기대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남한의 2/3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나라 조지아는 자연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스펙터클하다.   



북부의 코카서스 산맥 산악지대에는 5천미터가 넘는 고산준령이 즐비하다. 최고봉인 슈카라봉(5,068미터)을 비롯하여, 강가봉(5,059미터), 카즈베기봉(5,047미터), 쇼타 루스타벨리봉(4,860미터)은 전 세계 산악인들의 로망이 되는 산들이다.


특히 화산이 분출하여 생겨난 카즈베기봉과 슈카라봉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두 봉우리 사이 200킬로미터 구간에 퍼져 있는 빙하지역 트래킹과 봄이면 야생화 천지가 되는 고산지대의 트래킹, 하이킹, 승마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코카서스 지역에서 하늘 아래 가장 높은 마을인 스바네티주의 메스티아와 우쉬굴리에 가면 이 장관들을 만끽할 수 있다. 



인류 최초의 와인 발상지, 조지아


8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조지아 와인의 최대산지인 동부 카헤티주에는 포도밭과 유명 와이너리들이 설산을 배경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조지아가 인류 최초의 와인 발상지임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와인 담그는 일'을 신이 자신들에게 부여한 신성한 의무로 여기는 조지아인들에게 코카서스 바람과 햇살에 익어가는 포도송이들은 신에게 바칠 신성한 제물인 것이다. 수확이 시작되는 9월부터는 곳곳에서 '하베스트 축제'가 열린다. 




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조지아인들의 축제 - 어쩌면 8000년 전부터 시작되었을 '감사와 기쁨의 신성한 축제'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서라도 조지아에 가야 한다. 


조지아 민족의 역사는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과 전쟁으로 점철된 고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고난과 역경을 춤과 노래 그리고 예술로 승화시키며 자신의 땅과 종교, 역사를 지켜왔다.




모든 순간 인내하고 누구에게나 '수프라'(Supra, 조지아식 술파티)를 베푸는 조지아 사람들을 만나면서 여행객들은 스스로 쌓은 장벽을 허물고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지금도 그 옛날 자신들의 조상들처럼 '크베브리'라는 커다란 항아리에 포도주를 담그며 신에게 감사하면서 코카서스 땅을 지키며 살아가는 조지아 사람들. 이것이 그곳에 가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인 것이다. 


초기 기독교 문화가 남아 있는 곳 


조지아민족의 역사는 조지아어로 말하는 무쉬키나 티발족이라는 부족이 나타난 기원전 6-5세기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원전 10세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플리스치헤의 동굴 도시는 훨씬 이전부터 이 지역에 인류가 살아왔음을 보여준다. 조지아 민족뿐 아니라 장구한 인류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 조지아를 가야 하는 이유이다.


4세기 초반에 기독교를 받아들인 조지아에는 기독교와 관련된 유서깊은 성당과 수도원 및 유적들이 나라 곳곳에 남아 있다. 


십자가에 처형 당할 때 예수가 입고 있던 겉옷이 묻혀 있는  스베티츠호벨리 성당을 비롯하여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일생을 바친 성녀 니노가 묻힌 보드베 수도원, 조지아의 위대한 시인 쇼타 루스타벨리가 수학한 이칼토 수도원, 유사시 조지아의 보물을 지켜낸 츠민타 사메바 수도원 등은 기독교를 수용하고 전파하고 지켜내려 했던 조지아 정교와 민중들의 지난한 역사를 보여준다.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조지아에 가야 하는 이유이다.


뒷마당에서 뒹글고 있는 깨진 크베브리 항아리 조각들과 켜켜이 이끼가 내려 앉은 십자가 부조들, 잡초로 뒤덮인 수도사들의 무덤들만 가득한 이칼토 수도원의 폐허 속에서도,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촛불과 서늘한 돌 틈으로 스며드는 한줄기 빛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조지아 정교의 신성함과 생명력을 보여준다. 조지아에 가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다.



200-300년이 훨씬 지난 집들과 돌담길, 마을과 평원으로 이어지는 성벽길, 마을에 울려퍼지는 성당의 종소리, (18-19세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니코 피로스마니의 고향인 조지아의 보석같은 마을 <시그나기>의 벽돌집에 앉아 손주가 들려주는 백정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시어머니가 시집올 때 가져 온 뱀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양철 주전자를 구경하는 재미, 여행자라면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조지아 여행을 완성시켜주는 와인과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와인의 원조' 나라답게 조지아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와인을 마실 수 있다. 자동차로 이동 중에도 도로변에서 파는 수제 와인과 차차를 구할 수 있으며, 보드베 수도원 입구 카페에서도 '잔' 와인을 마실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나리칼라 성벽에서 5세기에 세워진 수도 트빌리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탈레비의 평원과 카즈베기의 설산을 마주하면서, 고풍스러운 메이단 거리 레스토랑에서, 쿠라강변에서 마시는 한 잔의 와인은 8천년의 세월을 마시는 '감동의 와인'이다. 짭쪼름한 조지아의 므츠바디(꼬치구이)와 하차푸리는 덤이다.


언제 가면 좋을까


해외여행 최적의 방문 시기는 5월 중순에서 6월 초 그리고 9월 초에서 10월 중순까지이다. 조지아는 4월 중순부터 말까지도 기온이 따스하여 여행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7월과 8월, 조지아의 기온은 40도까지도 오른다. 7월과 8월 저지대 지역 여행은 힘들 수 있으나, 산악지대 여행이나 흑해 연안 지역 여행에는 최적의 시기가 될 수 있다. 대코카서스 지역 하이킹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6월에서 9월까지이다. 


9월초는 카헤티 지역에 포도수확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대략 9월 20일에서 10월 20일에는 포도수확의 계절로 가장 풍요로운 계절이다. 10월 말부터 3월까지는 기온도 많이 내려가고 눈이 많이 내린다. 여행 하기에 힘든 계절이다. 


화폐: 라리 (1라리(GEL)=463원, 1USD= 2.43 GEL ) 거리 곳곳에 설치된 환전소나 은행에서 환전하여 사용한다. 

언어: 조지아어 / 러시아어/ 영어

비자: 한국 여행객은 360일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2018년ㄴ 4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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