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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나무숲 May 10. 2018

[코카서스 여행] 조지아 여행 실속 정보 총정리

<돈 얼마나 들어? 어디서 자? 뭐 먹어? >

여행자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얘기 


조지아는 사랑, 카즈베기에서 본 사랑의 호수 (ОЗЕРО ЛЮБОВИ)Э



'누나 다음번에 저도 같이 가요.'

'그쪽 나라들은 왠지 혼자 가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 매번 가는 곳이 일본이나 동남아 쪽이에요.'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느낀 감흥이나 아름다웠던 경치 등에 대한 얘기를 장황하게 얘기하곤 한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는 다른 것이 아닐까. 그 여행지가 조금은 낯선 여행지라고 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경유지인 폴란드 상공에서 내려바 본 바라샤바 



예컨대, 조지아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에게는 조지아나 아르메니아의 역사나  유적지 등에 관한 예기는 별로 흥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얘기는 아는 사람의 입을 빌려 듣는 '생동감'이외의 큰 의미는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정말 듣고 싶은 얘기는 무엇일까. 

그 답은, 그들의 질문 속에 있다. 예컨대, 

'몇 시간이나 걸려요?" 

"몇 박 며칠 다녀오신 거예요?"

"경비는 얼마나 드셨어요" 

"영어는 잘 통하나요?로 압축된다. 

물론 이에 대한 답도 인터넷에 있다. 이미 다녀온 여행자들이 남겨 놓은 수많은 후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이 듣고 싶은 답은, 

'당신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생각보다 적은 금액으로' 가 아닐까.


 

나 역시 그랬다. 잠은 어디서  자는지, 혼자 숙박을 해도 위험하지는 않은지, 치안은 어떤지, 장거리 이동은 기차를 타는 것이 좋은지, 버스를 타는 것이 좋은지, 국경은 어떻게 넘는지, 총경비는 얼마나 드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했고 어렵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몇 번이나 혼자 여행을 꿈꾸다가 망설이다 결국 포기하곤 했다.  혼자 큰 배낭을 메고 여행을 다녀온 자들이 부러웠지만, 나로서는 이런 문제들에 막혀 오래도록 떠나지 못했던 것이다. 


최대 골칫거리는  '크고 무거운 배낭'이었다.  그 거대한 배낭은 항상 지고 다녀야 하는지, 어디에 맡기고 다니는지... 하는 시시콜콜한 문제들이 언제나, 끝까지 나를 괴롭혔던 것이다.


그러나 한 번 해보니 정말  정말 별거 아니더라는 얘기다. 그러니 혹여,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혼자 여행을 꿈꾸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망설이고 있다면, 당장 용기를 내 보시라.

 

나 같은 정말 게으른  여행 초짜도 혼자서 이렇게 잘 다녀왔으니 말이다. 



조지아 & 아르메니아 여행 실속 정보



조지아 & 아르메니아 나는 이렇게 다녀왔다.




<항공권 예약과 여행 시기>



조지아나 아르메니아 여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긴 여행시간이다. 장장 22시간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 그동안 나는 장시간 비행이 지겨워서 5시간 이상 여행은 하지 않았었다. 자연스럽게 여행지는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로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멋진 여행지는 패스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되풀이되었다. 

 

이번 조지아 & 아르메니아 여행은 그간의 장시간 비행에 대한 일종의 ‘원칙’을 깬 사건이기도 했다. 


조지아나 아르메니아는 아직 직항 편이 없거나 있더라도 비용이 높아서 대체로 경유편을 이용하게 된다. 경유지로는 대체로 모스크바나 북경, 도하, 바르샤바 등을 거친다. 경유지에서의 체류기간은 1시간 이내에서 7-10시간 정도까지 다양하다. 경유지에서의 체류시간에 따라 총 비행시간이 14시간에서 37시간까지도 걸린다.



이번 조지아여행에서 이용한 폴란드 항공, 기내식이 참 맛있었다.




나는 폴란드 항공 LOT를 이용했다. 

 폴란드 항공 LOT 항공의 이점은, 요즈음 핫한 여행지 순위 1위인 폴란드 바르샤바에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항공가도 가장 저렴했다. 나는 2017년 12월 말에 2018년 4월 출발하는 항공권을 80만원 정도에 구매했다. 5월부터는 130만원 가량 했었다. 항공권 구매는 구매시기와 여행시기에 따라 많이 달라지니, 늘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바르샤바 쇼팽국제공항, 트랜짓 대기 중에 머물렀던 코스타 커피




한마디 보태자면, 4월 15일 -30일까지의 조지아와 아르메니아, 폴란드의 날씨는 환상적이었다. 항공권이 비싸지는 5월부터는 날씨도 무더워질 듯하다. 4월에도 이미 더웠으니까. 




<비행 시간>


총 비행시간은 약 22시간 걸렸다.





인천- 바르샤바 10시간 30분, 

바르샤바 체류 7시간

바르샤바 - 조지아 3시간 30분


긴 비행시간은 이번 여행에서의 가장 부담으로 작용했었는데 오히려 대기 시간을 활용한 여행 중의 여행을 즐길 수 있었던 ‘보너스’였다. 


40-50분 정도 출발 지연이 있었다.  7시간 동안 갈 때에는  바르샤바 구시가지를 구경했고, 올 때에는 <빌라노프> 궁전을 구경했다. 구경 후 밥까지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미리 스톱오버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었다. 일단 트랜짓 존으로 빠져 커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직원에게 잠시 시내 구경을 하고 와도 되냐고 물어보고, 괜찮다고 해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시내 구경하고 다시 입국심사를 하고 들어왔다. 입국수속은 이미 끝났기에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공항에서 시가까지 빌라노프까지 택시로 30분 정도 걸렸다. 요금은 35 폴란드 즐로티(약 10,000원) 



경유지 폴란드 바르샤바 구시가지, 중세 시대의 거리 그대로 복구한 올드타운의 광장은 시민들과 여핼객들로 활기에 넘친다.



경유지 폴란드 바르샤바




<짐 꾸리기,캐리어? 배낭? 난 캐리어! >


가방은 최대한 가볍고 간편하게! - 만고의 진리다. 


이번 여행은 캐리어 1개와 배낭 1개, 작은 여권 가방으로 짐을 쌌다. 캐리어에는 옷가지와 세면도구, 충전기 등을 챙겼다. 배낭 1개에는 노트북, 카메라, 렌즈, 바테리 등을 챙겼다.  


큰 트렁크 무게는 18킬로, 귀국할 때에는 19.9킬로였다. 샴푸 등 다 쓴 세면용품 들을 버려 무게를 줄였는데도, 현지에서 산 와인과 책 등으로 인해 무게가 늘어났다.  

 

배낭과 캐리어 둘 중 나의 선택은 언제나 캐리어이다. 20킬로 배낭을 항상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는 것은 여행이 아니고 고통이다.  


나 역시 다른 도시로 이동 중 캐리어가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호텔이나 호스텔에서 캐리어 보관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만 빼서 작은 배낭에 꾸려서 다닐 수 있었다. 체크아웃을 해도 캐리어를 기꺼이 보관해 주었다. 

 

*** 

카즈베기나 고리행 ‘마르슈루트카'출발지인 ‘디두베'터미날에 ‘짐 보관소’가 있어 짐을 맡겼다 찾으면 되었다. 디두베 터미날은 전철역 바로 옆에 있는 시장 한 가운데 있다. 짐보관서도 원래는 여행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장을 보는 동안 짐을 맡아 주는 곳인 듯한데 여행자들의 가방도 기꺼이 보관해 준다. 


단 ‘락커’나 사서함 시스템이 아니어서 분실 위험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인아저씨가 가방에 표식을 붙이고 짐을 내어줄 때 꼼꼼히 확인을 하기 때문에 나는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단,  밤 8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그전에 짐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캐리어를 가져갔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카즈베기 숙소를 찾아 올라가는 배낭여행자의 사진이 안쓰럽게 보였다.  


조지아 여행은 교통망이 불편해서 다른 도시를 갔다가도 다시 트빌리시로 돌아와야하는데, 트빌리시의 거점 숙소에 짐을 맡기고 다닐 수 있어서 오히려 편한 점도 있었다. 


<짐 꾸리기의 작은 팁>


인터넷에서 조지아의 카즈베기나 메스티아 지역은 4월에도 눈이 녹지 않고 추우며, 간혹 눈도 온다고 해서  두툼한 겨울 옷을 몇 벌 챙겼다. 솜바지까지. 그런데 가방에서 꺼내지도 않은 채로 그대로 들고 온 옷들도 있었다. 


★ 막상 가보니 4월 말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 이미 여름을 향해 치닫는 시간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햇빛은 강하고 기온은 부쩍 올라간다. 썬크림과  썬그라스는 잊지 말고 챙기는 것이 좋다. 카즈베기 지역도 밤에는 서늘하지만, 낮에는 따스한 봄날이었다. 


* 효자 아이템 : 다이소에서 산 '5천원짜리 실내화'였다. 묵는 곳이 좋은 호텔이 아니다 보니 실내화를 갖춰 놓은 곳이 없었는데, 이 실내화는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 이번 여행의 최대 짐덩이는 태블릿 피씨와 카메라  85미리 렌즈. 

정말 이보다 더한 짐덩이가 있을 수 있을까 싶었던 만큼 불필요했던 85미리 렌즈. 

다음 여행에는 촬영이 중심이 될지, 여행이 중심이 될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한 곳에 머물면서 촬영작업에 몰두하거나 차량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가벼운 카메라 한 대가 적당할 듯하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아마 다음 여행에도 렌즈들을 챙겨갈 것 같다.  



<음식 문제>




조지아의 음식은 짜다. 




'누나 밑반찬 좀 만들어줄까?' 세프인 사촌동생이 묻는다. 

'아니. 필요없어^^'

사실, 아주 어르신들 아니면 요즘은 음식때문에 힘들다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그래도 걱정이라면, 고추장 튜브 정도 가져가면 걱정 끝. 


한 가지 흠은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짜고 기름지다. 너무 짜서 빵과 같이 먹으려고 했더니 빵마저도 짰다. 


피자, 큰 고기 빈대떡, 케밥 같은 길거리 음식이 많아 이동하면서도 쉽게 끼니와 커피를 해결할 수 있었다. 특히 곳곳에 '아메리카노'가 나오는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어 커피 문제는 없었다. 

지난 여행 때 남은 튜브 고추장 하나가 딸려왔는데 오이 먹을 때 찍어먹으니 정말 맛났다. 


음식 걱정은 '고추장 튜브'하나면 충분.



<비용 문제>


제일 궁금한 것은 돈 문제가 아닐까. 얼마나 돈이 많이 들까. 


15박 16일간 내가 사용한 금액은 항공가 포함 약 230만 원 정도이다. 일반 배낭여행족보다는 많이 사용한 금액일 것이다. 


조지아나 아르메니아의 물가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물론 최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은 빼고. 


 ★ 숙박비: 평균 30-35불 정도 지불했다. (허술한 호스텔은 30라리 (13,000원 정도) 정도의 숙박도 많다)



조지아 트빌리시 <조지아하우스>의 식당 (숙박료 약 3만원 )




조지아 시그나기에서 묵었던 호텔 (약 4만원 정도)




★교통비: 이동할 때 나는 주로 택시 대절을 이용했다. 택시비가 아깝긴 했지만 여행기간이 길지 않아 1-2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노선버스를 이용하면 이동 자체에 시간낭비가 너무 많고, 돌아오는 차편 수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철을 타고 차 시간 30-1시간 전에  터미널로 가서, 출발시간까지 기다려야 하고, 사람이 차지 않으면 예고된 출발시간보다 지연되기 일쑤다. 돌아오는 과정도 동일한 과정이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한 곳 밖에 다닐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는 전철타고 차 시간 30-1시간 전에  터미널로 가는 것 자체가 내겐 너무 힘든 일이었다. 

트빌리시 교통비는 전철 1회 0.5 라리 (먼저 2.5 라리를 주고 카드를 사서 계속 충전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나는 매번 카드를 분실해서 매번 새로 카드를 사야 했다. 




아르메니아 예레반 전철역 '다비드 사순치'역 풍경 



아르메니아 예레반은 전철은 예전에 사용하던 '토큰'방식이다. 



조지아의 전철카드



그 외 가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조지아의 물가> 


★ 여행 중 지출 내역 중에서. 가격을 꼼꼼히 챙기는 편이 아니어서 기록에 남아 있는 것은 이 정도였다. 아르메니아 물가도 대략 이 정도 수준이다. 



조지아의 화폐들. 




조지아 심카드, 4기가 9라리 (4,500원 정도)

전화개통 8라리 (4,000원 정도)

전철 1회 0.5라리  (약 200원 정도)

전철 카드 2.5 라리 

빵 한 개 70카페이카 (약 300원 정도)

커피 한잔 2-3 라리 정도 

생수 작은 거 2.4라리



길가 빵집의 빵들



길가 빵집의 빵들




트빌리시 - 예레반 직행버스 (미니벤) 35라리 (약 15,000원) 

트빌리시 - 시그나기 직행버스(미니벤)  (약 4,300원)

시내 메이단 레스토랑 식사 약 80라리 (약 35,000원)

일반 레스토랑 식사 약 25-30라리 (약 10,000 - 15,000원)

쿠나강 유람선 1회 25라리 (약 10,000원) 

글라스와인 1잔 15라리 (약 6,500원- 타마라 와인) , 3라리 하우스 와인 3라리 (1,000원 -1500원 사이)

피자빵 2라리 (900원 정도)

도시락 (컵라면) 2-3라리 


대략 물가는 우리보다 훨씬 싸다. 여행경비를 줄이려면 한참 줄일 수 있다. 절약하면 100만 원으로 한 달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


또 어떤 팁이 필요할까. 생각나는 대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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