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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리 Dec 08. 2023

평균나이 24세, 집을 샀습니다.

곧 부부, 같이 일해요 (10)

2년 동안 영어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꼬박꼬박 작은 돈이지만 모으고, 일 년에 두 번 정도 나오는 인센티브를 가지고는 해외여행을 다녔습니다. 같은 일터, 같은 월급, 같은 휴가를 가지고 거진 쌍둥이처럼 저축을 했어요.

월급의 80%라는 비율은 일정했지만 저희 둘의 투자 및 저축습관은 달랐습니다. 서비 씨는 코인과 주식 위주의 투자를 하고 있었고, 저는 예금과 적금 위주로 하고 있었어요. 이 생각은 저희가 명확한 미래 계획은 가지고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하고 모으고 한 결과, 모은 돈은 1억 남짓. 저희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기 때문에 '집'이라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집'을 사기로 약속합니다. 코인과 주식은 투자의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서비 씨는 타이밍을 보고 전재산 '매도'를 했습니다. 안전형으로 예적금위주로 들어놨어요.


나온 매물을 보고, 전세, 월세, 매매를 하는 것들 중에서 저희는 '매매' 그중에서도 새 아파트 분양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일정 부분은 도움을 줄 테니, 분양받는 게 제일 좋을 거 같다고 말씀하셨기에 크게 고민할 부분은 없었습니다. '대구'는 현재 아파트 상황이 그리 좋지 않기에 집을 사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도 안 되게 비싼 새 아파트 가격을 보고서는 결국 계속 물가는 오르겠구나 싶었어요.


일하는 동안에는 숨을 참고 돈을 모은 후 그 돈으로 분양권을 샀습니다. 아파트는 24년 여름쯤 완공이 되고 입주를 시작해요. 물론 3년 동안 저축하는 기간에 월급을 조금 더 올리거나 사이드잡을 통해 부를 축적할 생각을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모은 돈을 갉아먹지 않고 옳은 일에 썼다는 사실에는 뿌듯합니다.


집을 사기 위해서는 중도금 대출과 아파트 매매대출이 필요한데, 집을 사고 나면 다시 0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 불안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든든하게 나를 지켜주는 보금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0부터 시작하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더군다나 제 나이 23,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도 좋은 나이인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저희는 신혼부부 생활을 시작할 거 같습니다. 결혼식보다 집을 먼저 구하게 되어 순서가 이상해졌는데, 아직 결혼식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고, 저희는 의식주의 '주'가 해결된 것에 안심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들은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저와 서비 씨 둘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물론 초반에는 의견 충돌도 있었어요. 이를테면 '전세'로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서비 씨의 의견도 있었고, 집보다는 '차'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제 의견도 있었습니다.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이런 이야기들도 둘이 대화하면서 서로 설득하고, 타협한 후 결과를 내었어요.


저희는 그렇게 평균나이 24살에 집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미래 계획은 이제 시작이에요. 앞으로 무궁무진한 도전과 경험 쌓기로 남은 20대, 30대... 그리고 100대까지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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