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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리 Dec 21. 2023

데이트 비용의 80%는 식비입니다.

곧 부부, 같이 일해요 (14)

저희는 한 달에 80~90만 원가량의 생활비를 쓰고 있는데요, 거의 80%가 식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머지라고 해봤자 교통비나 주유비, 그리고 가끔씩 사는 문화비 정도가 있는 거 같아요. 저희는 음식으로 살아가고, 맛있는 거 없으면 삶이 재미없어지는 그런 먹돌이들입니다.


네, 저희는 돼지입니다.


저희는 해외여행 갈 때는 꼭 뭘 먹을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방콕 가서 왓 아룬? 배 타고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고요, 대만에서도 미식가처럼 맛집만 찾아다녔습니다. 베트남에 가면 한 끼 먹으면 그다음 한 끼 뭐 먹을지 고민하는 하루하루가 계속되어요. 연애를 시작하고 서비 씨는 10킬로를 증량했습니다. (잘 먹어서 참 좋아요.)


주말에 데이트를 할 때도 한 끼 한 끼가 소중하기 때문에 무얼 먹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먹는 편입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먹어서 생각이 안 날 때는 안정형으로 이전에 뚫어놓은 맛집을 갈 때도 있고, 둘 중 하나가 먹고 싶은 게 생기면 그곳으로 떠날 때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재모 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대전에서 친구들과 논 다음에 부산에서 서비 씨를 만나서 피자를 먹으러 간 적도 있고요 (일요일 휴무인 건 모르고 가서 결국 못 먹었지만), 돼지갈비 맛집을 찾아버려서 경주로 떠난 적도 있습니다.


보통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먹을 때도 있습니다. 일주일 안에 2-3번 같은 음식을 먹을 때도 있고, 3주 연속으로 똑같은 음식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항상 먹을 때마다 감탄하고, 미간을 찌푸리고, 행복한 얼굴이죠.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돈을 버는 이유 중에 하나인 거 같아요. 맛있는 거 먹기 위해서 번다.


근데 음식에 사족을 못 쓰는 저희가 최근에 약속한 딱 한 가지가 있습니다. 야식을 먹지 말자! 이 약속은 꽤나 잘 지켜지고 있어요. 야식 충동으로 뭔가를 먹고 나면 다음날이 개운하지도 않고, 밤에 뭔가 먹는다는 것은 타임어택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너무 시간 대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항상 아침에 글쓰기를 하고 2시에 출근을 하는데, 오늘은 서비 씨가 종강을 하는 날입니다. (드디어) 그래서 출근 전에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짜장면과 숙주탕수육이 끝내주는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먹는 것 때문에 부지런한 하루가 될 거 같아요.


다들 맛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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