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 Feb 17. 2018

동안童顔의 비결

즐거운 실버생활을 시작하며

요즘 들어 '내 나이가 어느새 이렇게 많아졌을까?' 하고 의기소침해질 때가 있다.
내가 오십 줄에 들어섰을 때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이제 정신없이 나이를 먹게 될 거다. 금방 육십이 될 거야."
정말 오십이었던 때가 며칠 전 같은데 벌써 육십이 훌쩍 넘어버렸다.
나는 아주 긍정적인 성격으로, 아직까지는 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주변에 노인이 있으면 일어나서 양보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을 느낄 정도이다.
지하철에서 자리 양보에 신경 쓸 나이가 아닌데도 눈치를 보는 것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나에게 손녀가 있다고 말하면 대개는 놀랄 정도로 내가 좀 동안인 편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쩌다 보니 40대 친구들과 어울려 가끔 모임을 하는데 방학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만난 적이 있었다. 다들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는데 나만 혼자 있자 한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저분은 왜 애들을 안 데리고 나오셨어?"
아이 엄마가 당혹스러워하자 아이는 조그만 소리로 속삭였다.  
"애가 없어?"
우리는 빵 터졌다.
아이 엄마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이렇게 말했다.
"저분은 아기가 아직 어려서 안 데리고 나오셨어. 이제 돌 지났거든."
그러자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결혼을 늦게 하셨구나."
ㅋ ㅋ ㅋ ㅋ.....
나는 그날 아이들에게 기분좋게 피자 한판을 쏘았다.

내가 왜 또래의 다른 사람들보다 젊어 보이는지 점검해보았다.
일단 작은 키가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옷차림 또한 한몫하는데, 육십 대 부인 옷은 내 취향이 아니다.
젊은 생각을 가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베스트셀러 책 정도는 대충이라도 읽어준다.

무엇보다도 몸이 건강해야 젊어 보인다. 나는 바쁜 와중에도 일주일에 적어도 3번에서 5번 정도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을 한다.
젊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걸음을 보면 알 수 있다. 구부정하게 다리를 벌린 채 걸으면 나이 든 사람 티가 팍팍 난다. 무릎을 살짝 스치듯 하며 경쾌하게 걸으면 훨씬 젊어 보인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이 젊음이 언제까지 갈까? 내 나이 이미 60대 중반까지 왔으니 이제 그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그래, 나는 노인이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노인.
앞으로도 계속될 나의 즐거운 실버 생활을 위해 하나하나 정리해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