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 Aug 08. 2015

폭염특보와 치매 엄마

폭염은 계속되어야 한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요즈음


혼자 집에 있는 전업주부는


웬만해선 에어컨을 절대로 틀지 않는다.


전기료 걱정하는 대부분의 알뜰주부들이 그럴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요즘 나는 대낮에 이렇게 희망온도를 26도로 맞춰놓고


빵빵하게 틀고 있다.


도대체


왜?  


 


 

또 치매 걸린 엄마 이야기. -_-


엄마는 요즘 완전히 아기가 되어서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 이것저것 해달라고 조른다.


화장실 갈 때는 물론이고


물먹는다고


세수한다고


목욕하고 싶다고


심심하다고


 


게다가 갓난아기처럼 항상 따뜻하게 해드려야 한다.


겨울은 물론이고 엄마방은 우리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다.


폭염특보가 계속되는


요즘도 제일 따뜻한 곳이 엄마 방이다.


30도가 넘는 요즘의 실내온도는 엄마가 활발하게 활동하기에 가장 쾌적한 곳이지만


나는 죽을 맛이다.


오늘은 요양원 주간보호센터가 쉬는 토요일


엄마가 집에서 나를 귀찮게 하는 날. ㅠㅠ


하지만 나는 이렇게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거실 온도를 맞춰놓고


룰루랄라하고 있다.


엄마가 거실은 춥다며 밖으로 나올 생각도 않고 따뜻한 방에서 뜨개질만 하시기 때문.


가끔 나한테 오려고 방문을 열었다가


'아이고 추워~' 하며 도로 들어가신다.


나는 엄마에게서 해방되어 시원한 거실에서 책도 읽으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앗 ~~!


어디서 찾아서 꺼내 입으셨는지


엄마가 오리털 파카와 머플러로 중무장을 하고 나오셨다.


그리고 나보고 놀자고 하시네. ㅠㅠ


 


놀자~~~~~~~


매거진의 이전글 캠핑장에 가신 치매 엄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