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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Nov 11. 2023

글로 연결된 우정

아침부터 부지런히 카페에 갈 짐을 챙겼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서 되지도 않는 집중력을 쥐어짜고 있는 요즘이다. 때마침 커피 쿠폰이 생겨 오랜만에 스타벅스로 향했다. 늘 시키는 벤티 사이즈 아메리카노가 오늘따라 목 넘김이 좋았다. 챙겨 온 이어폰을 귀에 꽂고 강의를 틀었다. 한창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찰나 눈에 들어온 물건이 있었다.     


책갈피가 전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자, 서랍을 뒤져서 발견한 음표 모양 클립. 책갈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 교재 사이에 곱게 꽂아두었는데. 그 모양이 어찌나 예쁘던지 선명한 녹색 음표 클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그가 떠올랐다.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시인처럼 가슴 절절한 글을 쓰는 그가. 그의 블로그엔 항상 많은 글이 올라온다. 모든 글을 다 챙겨보진 못하지만 나름 팬심까지 가슴에 품고 읽는 편이다.     

음악을 자주 올리곤 해서 들어볼 때면 그의 음악 스타일까지 엿볼 수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듯한 모습에 음표를 보고 그가 떠오른 듯하다. 그는 내 책을 읽고 팬이 되어주기도 했다. 따뜻한 마음이 멀리서도 느껴지는 그와는 가끔 댓글로 소통하는 게 다지만, 글로 연결된 우리는 항상 함께다. 가까이 있진 않아도 그의 글을 읽으면서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 만나보진 못했지만 그를 상상해 본다. 내 상상 속에 있는 그는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하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 한다. 그의 글에선 많은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우정도 사랑도 믿지 않았던 나인데 좀 더 삶을 연장해 가면서 변화를 겪는다. 이래서 나이를 먹으면 생각이 변한다고 했던가? 우정을 믿고 싶어진다. 그와 난 글로 연결된 친구다.


Image by Annie Spratt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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