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부모라면
주일에는 교회에 갑니다. 예배는 9시에 시작되지만 주차를 여유 있게 하고 싶어서 늘 8시면 교회에 도착합니다. 그렇다 보니 일찍 오는 사람들과 자연스레 교제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 또한, 교회 생활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아이들이 교회를 좋아하는 이유랄까요?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을 만나 엄마, 아빠와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를 아이들끼리 자유롭게 재잘거리는 시간이 됩니다.
오늘은 교제를 마치고 예배 전에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교사라는 이유로 또는 먼저 아이를 키웠다는 이유로 친한 자매로부터 "학부모 상담에 가면 어떤 걸 물어봐야 해요?"라는 질문입니다. 순간, 아 이제 곧 '학부모 상담 주간이구나~'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사실 교사라는 이유로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합니다. 부모님이 원하는 답변과 선생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이를 키우며 가졌던 마음가짐은 교사라는 직업과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물론, 학교 현장에 있다 보니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인지, 어떤 행동은 결코 해서는 안되는지 정도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내 자녀에게 엄마로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아이가 잘 자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나는 "아이가 학교를 신뢰하고 선생님을 신뢰하도록 하자!"입니다. 그래야 내 자녀가 학교와 선생님의 권위에 순종하며 학교를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 복종하십시오. 무슨 권세든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것이 없고 이미 있는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입니다. 따라서, 권세에 대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명을 거역 하는 것이니 거역하는 사람들은 심판을 자초할 것입니다.
-로마서 13장 1-2절(우리말 성경)-
나 역시 내 자녀의 학부모 상담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3월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선생님이 내 자녀에 대해서 상세히 이야기해 주길 바라지 않습니다. 저 또한 아이를 그렇게 빠른 시간에 판단할 수 없으며 판단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천천히 지켜보며 아이의 장점, 강점, 그리고 발전했으면 하는 부분들을 조심스레 살펴봅니다.
내 자녀가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어떻게 생활하지 결코 자신할 수 없습니다.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면 수업 시간 태도도 좋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공부도 잘하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7세까지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행동들을 학교에 가서 할 수 있습니다. 부모도 몰랐던 자녀의 모습을 듣고 깜짝 놀랄 수도 있으며, 알고 있었지만 부정하고 싶었던 모습도 결국 부딪혀야 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제 아이에 대해 어떤 자신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옳지 못한 행동을 선생님께서 만약 발견하게 되신다면 너무나 힘들겠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그래야 내 아이가 변화되고 바른 방향으로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모 상담에 가면 꼭 선생님께 꼭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선생님, 제 아이가 잘못하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가정에서 지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지도하겠습니다. 그러니, 주저 마시고 꼭 말씀해 주세요."라고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선생님과 같은 마음으로 자녀를 지도하려고 애쓴다. 그래서일까? 우리 아이들의 선생님이 완벽한 선생님은 아니셨습니다. 사람은 결코 완벽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늘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셨고, 아이를 있는 그대도 인정해 주셨습니다. 또한, 아이의 미래를 응원하며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든든한 멘토이자 지원군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 교회 선생님, 발레 선생님, 수련관 선생님 등등 아이들이 만난 선생님들은 대부분 나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아이가 자라는 것을 함께 지켜보고 계십니다. 내가 아이들 앞에서 "너희 선생님은 왜 그러니?"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리스도인 부모라면 아이가 학교와 선생님의 권위에 순종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어른의 권위에 순종한다는 것은 사회의 질서를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사회의 질서를 인정해야 평화가 유지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내 아이 하나 잘 키우는 것이 나라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을 존경하고 형제들을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왕을 공경하십시오. -베드로전서 2장 17절(우리말성경)-
사랑의 하나님~ 부족한 저에게 두 자녀를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자녀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을 보내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그중에서도 늘 아이에게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시고, 아이의 꿈을 응원해 주시고, 1년이라는 짧은 만남 후에는 "OO는 어디 가도 잘할 거야~"라며 격려해 주시는 선생님들을 너무나 많이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그 힘으로 제 아이들이 세상은 좋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환경들이 저의 힘이 아닌 주님의 보호하심임을 깨닫습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의 삶 가운데 늘 좋은 사람들 만나게 해 주시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부모와 선생님과 권위에 순종하는 자녀들로 자라길 기도합니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