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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Jan 25. 2023

걷기와 글쓰기의 관계

일상에서의 새로운 발견

걷기와 달리기


나는 주로 뛰는 걸 좋아했다. 어느 순간까지는 그랬다.

고등학교 때 체대입시반에 있으면서부터 뛰었고, 뛰면서 희열을 느꼈다.

취미로 마라톤 10킬로부터 풀코스에 이르기까지 전국을 뛰었다.

뛰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짧은 시간 가장 큰 운동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최고의 운동이다.


하지만 육아를 하다 보니 뛰는 것보단 걷게 되었다.

뛰는 것은 따로 시간을 내야 한다. 운동이 될 만큼 뛰려면 뛰기 편한 복장을 갖춰야 하고, 뛰고 나면 땀이 나서 씻어야 한다. 하지만 걷기는 다르다. 언제 어디서든 공간만 있으면 걷기가 가능하다.

출퇴근 시간에도 가능하고, 출근해서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가능하고, 퇴근 후 집에서도 가능하다.


걷기와 글쓰기의 관계


걷기와 글쓰기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걸으면 글쓰기가 잘됐다.

연휴 마지막날 처갓집에서 잠을 잤는데 일찍 눈이 떠졌다. 며칠 운동을 못했더니 몸이 찌뿌둥했다.

밖에 날씨는 엄청 너무 추웠다. 전국에 한파 특보가 내려졌다. 체감온도는 영하 30도가 넘는 곳도 있다.

밖으로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가기로 했다. 가져온 옷 중에 가장 두껍게 차려입고 집밖으로 나갔다.

몸을 움츠리고 걷기 시작했다. 낯선 곳의 간판을 구경하며 무작정 걸었다. 걷다 보니 몸에서 열이 났다

조금씩 걸음이 빨라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중간중간 뛰기도 했다.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


기분이 좋아지니 거리에 간판이 좀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와서 평상시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을 간판이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니 생각도 덩달아 깊고 섬세해졌다. 걸으면 걸을수록 더 그렇다.

요 며칠 쓰고 싶은 글이 없을 정도로 글쓰기 정체가 찾아왔는데 갑자기 글이 막 쓰고 싶어진다

펜과 노트가 없어 곧바로 글로 옮기진 못하는 게 너무 아쉽다.

뛰면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것들이다


일상에서의 새로운 발견

어릴 적에는 화장실에서 하루 중에 제일 진지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변비가 있었나 보다 지금은 화장실에 들어가면 짧으면 10초 길어도 1분이 채 안 걸린다.

화장실에서 깊고 진지한 생각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


그때 느꼈던 깊이와 진지한 생각이 걸으면서 되살아난다. 그 이후로 난 자꾸 걷게 됐고,

걸으면서 생각하게 됐다. 걸으면 걸을수록 생각이 하나둘 정리가 되고 글이 자꾸 쓰고 싶다.

즐겁고 긍정적인 생각들이 마구마구 생겨난다. 내 일상에서의 가장 새로운 발견이다.

자신만의 생각에 잠겨 생각주머니가 더 이상 커지지 않거든 걷는 것을 추천한다.

걷기는 글쓰기의 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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