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디가꼬 Feb 06. 2023

드디어 찾은 인생머리 '포마드'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하다보니 찾았다.


짧은 머리


어릴 적부터 머리에 콤플렉스가 있었다.

이유는 뒤쪽 머리끝에 생기는 양쪽 가마(제비초리) 때문에 중간으로 머리가 모여

조금만 길어도 보기가 싫었다. 게다가 옆 머리카락은 아무리 빗어도 사방으로 뼏쳤다.

그래서 결국 어릴 적에는 머리를 항상 짧게 자르고 다녔다

운동을 좋아해서 땀을 많이 흘렸던 나는 짧은 머리가 손질하기도 좋았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자르는 것은 아니다.

항상 같은 머리카락의 길이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맘에 드는 미용실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내 맘에 쏙 드는 머리카락 길이를 말 안 해도 알아서 잘라주는 미용실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 찾은 미용실은 폐업을 하거나 담당 미용사가 바뀌기 전까지 계속 다녔다.


조금 길러 봤다


그렇게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쳐 군대를 제대하고, 직장 생활을 할 때까지 짧은 머리 스타일을 고집했다.

그러다가 자꾸 학생 같다, 군인 같다는 이야기가 듣기 싫어서 머리카락을 조금 길러 보기로 했다. 그래서 뒷머리 제비초리는 기른 머리로 덮어서 가렸고, 뻗치는 옆머리는 젤이나 왁스 같은 제품을 발라 억지로 눌러서 다녔다.

그랬더니 바쁜 출근시간이나 외출할 때마다 머리 손질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머리를 쪼금 길렀다가 지저분하면 또 짧게 잘랐다가를 반복하며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었다.


파마도 시도하고


그래서 큰맘 먹고 파마를 하기로 했다. 이번만큼은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꼭 찾고 싶었다. 파마를 하기 위해 길러야 하는 최소한의 머리 길이를 위해 지저분함을 꾹 참았다. 드디어 첫 파마를 했던 날 곁 머리카락은 더 이상 뻗치지 않고 손질하기는 훨씬 편했지만 좀처럼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그러다가 담당 미용사가 경력이 얼마 안 돼서 그렇겠지 하고는

다음 파마를 위해 또 머리카락을 길렀다, 그렇게 또 기른 머리로 두 번째 파마를 시도했다. 이번엔 절대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꼼꼼하게 해서 평이 좋은 미용실과 디자이너를 찾았다.

디자이너는 요즘 유행하는 가르마 파마를 권했다. 손질하기도 좋고 어려 보인다는 말에 머리를 맡겼다. 그런데 첨에는 좀 어색하다가 중간중간에 이쁘고 어려 보이는 시기가 왔었고, 금방 풀려서 원상태로 돌아갔다. 이쁜 시기는 딱 일주일 정도다. 그렇다고 매번 파마를 하기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머리하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머리 질도 점점 나빠졌다. 또 고민에 빠졌다.


드디어 찾았다. 인생 머리 '포마드'


최근 방송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포마드' 머리가 눈에 띄었다.

꺌끔하고 남자다우며 스타일리시 해 보인다.

과연 나한테 어울릴까? 고민된다.

검색을 하다가 살고 있는 동네에 최근 오픈한 '포마드 전문 숍'을 발견했다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었고, 젊은 남자 미용사들이 깔끔하게 운영하고 있었다. 기존에 생각했던 이발소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번엔 과연 맘에 들까? 어떨까? 걱정 반 기대반으로 머리를 맡겼다

내 머리카락은 또 짧게 잘려나갔다

머리가 완성된 후 거울을 보니 생각보다 괜찮다.

첨에 좀 어색했지만 사진을 찍어도 이쁘게 나온다.

짧은 머리라서 손질하기도 좋았고, 대신 머리카락을 말린 후 중간에 가르마만 타주면 된다.

게다가 같은 스타일은 약 한 달간이나 지속됐다.

너무 어린 나이에 포마드는 자칫 아저씨 같아 보일 수 있지만, 40대 후반인 내 나이에는 꺌끔하고 스타일 있어 보인다. 가르마 사이에 브리지는 너무 날려 보일 수 있어 생략했다. 볼수록 맘에 든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하다보니 결국 찾았다.

나의 인생 머리 "포마드"



매거진의 이전글 걷기와 글쓰기의 관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