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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Nov 28. 2022

이중 인격

천안에서 태어나고 울산에서 자랐다

나의 뿌리

나는 경북 김천에서 나고 자란 경상도 사나이 아버지와 충청도 서산에서 태어난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분은 취업을 위해 서울에 왔다가 만나셨고, 그렇게 결혼해서 돈이 되는 곳으로 일자리를 찾아 강원도 철원에서부터 울산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 곡곡을 돌았다.

그러다가 외할머니댁이 있던 천안시 사직동에서 누나가 태어났고, 쌍용동에서 내가 태어났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서울과 인천 그리고 강원도와 충청도를 거쳐 최종적으로 울산에 정착했다.


내 고향 충청도와 호두과자

내가 태어난 충정도, 그중에서도 충남 천안이란 곳은 외갓집이 있던 곳이다. 

외할머니가 살아계실 땐 방학 때마다 찾았고, 늘 따뜻하게 나를 반겨주던 곳이었다.

지금은 천안에 더 이상 연고가 없지만, 늘 정감이 가는 곳이기도 하다. 

천안은 교통의 요충지로 동네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진장로라는 기다란 느티나무가 양옆으로 세워진 큰 도로가 나온다. 그곳에 항상 대형 화물차들이 쌩쌩 달려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또 천안은 내가 살고 있던 울산과는 다르게 눈이 많이 오는 곳이었다. 골목길은 내린 눈이 얼어 미끄러웠고, 양쪽에 엄마아빠 손을 잡아야 간신히 걸을수 있었다.

천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외갓집, 외할머니, 그리고 천안삼거리, 호두과자 등이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당연 호두과자다. 천안 근처만 가도 호두과자 파는 곳이 자주 보인다. 과자 안에 호두가 얼마나 들어갔냐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 자주 먹진 않았지만 천안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상징물이기도 하다.


제2의 고향 울산과 고래고기

내가 자란 울산은 현대자동차의 중추와 같은 공장이 있는 곳으로 그렇게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울산에 와서 정착한 후,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지금까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제2의 고향이다. 

예로부터 울산 팔경으로 불릴 정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석기시대 이후의 유서 깊은 문화유적도 많으며,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중화학공업도시로서 가지산 사계, 간절곶 일출, 주전해안 자갈밭 등 울산 12 경과 동쪽으로는 동해를 향해 트여있고, 북으로는 천년 유산인 경주, 남으로는 국제도시 부산이 인접하고 있어 놀이공원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관광하기 좋은 곳이 많다.


울산을 대표하는 한 가지만 꼽으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고래고기가 아닐까? 

울산에는 고래 고깃집도 많고 품질도 대체로 뛰어나다. 장생포에는 예전에 고래를 잡아 바로 해체하고 요리해서 팔던 상점이 아직도 있다. 고래는 크기만큼이나 부위도 맛도 다양하다, 뱃살부터 혓바닥에 이르기까지 49가지의 맛을 낸다고 한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고 특유의 고기 향 때문에 항상 호불호가 나뉘어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나는 그렇게 호두과자가 유명한 충청도 천안에서 태어나고, 고래고기가 유명한 공업도시 울산에서 자랐다. 겹치는 것 하나 없는 전혀 다른 도시에서 나고 자란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 안에는 한 사람이 더 있는 것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한없이 포용적이다가도 한 번씩 불쑥 올라오는 화가 그렇고, 잠이 부족하거나 배가 고플 때마다 나타나는 까칠함이 그렇고, 계획데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얼굴에 나타나는 불편함이 그렇다. 나는 아마도 이중 인격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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