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시집온 동수 엄마

놀라움을 선물하는 아이들

by 어디가꼬

캄보디아에서 시집온 동수 엄마


학교활동을 통해 교사들과도 친분이 쌓였다. 누나라고 부르는 장학사도 형처럼 따르는 담당교사도 생겼다. 어느 날, 친하게 지내는 초등학교 교사가 "형님, 우리 반 동수가 선생님들 지갑에 자꾸 손을 대네요. 한두 번도 아니고 아무리 혼을 내도 말을 안 듣습니다, 학교 한번 와주세요"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렇게 동수를 처음 만났다. 경찰 제복을 입은 나를 본 동수는 잔뜩 겁을 먹은 눈치였다. 물건을 훔치긴 했지만 내 눈엔 한없이 어린아이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귀엽기까지 했다. 그리고 잘못된 행동을 꾸짖기보다는 다른 사람 물건에 손을 대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전화 준 교사에게 동수에 대한 정보를 더 물었다.


동수 엄마는 캄보디아에서 시집왔다고 했다. 아버지는 한국 사람이지만 말이 어눌하다고 했다. 자연스레 동수는 한글을 제대로 떼지 못하고 초등학생이 됐다. 당연히 학습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러자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은 동수는 어려운 형편에 가질 수 없는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피부색이 다른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것도 극도로 싫어했다.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기 싫었던 것이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다문화 학생의 수는 2012년 4만 7000명에서 지난해 2021년에는 16만 명으로 무려 2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생수가 같은 기간. 672만 명에서 532만 명으로 감소한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라 할 수 있다.


온정을 베푸는 이웃들


앞서도 언급했지만, 동수의 학습능력은 또래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5살 수준이었다. 특별수업을 받고는 있었지만, 학교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동수의 학습ㅈ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이에 나는 얼마 전 스쿨폴리스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각계각층 전문가를 모아 개설한 sns밴드에 동수의 하연을 공유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미연 학생이 가장 먼저 연락했다. 그녀는 경찰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경찰서에서 봉사활동을 하러 왔다가 알게 되었다. 용돈벌이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같은 과 친구들과 동수의 학습을 돕고 싶다고 했다. 고마운 일이었다. 그렇게 미연 학생과 동기들은 일주일에 두 차례 동수 집을 방문해 학습을 지도해 주었다.


동수 부모님은 서 회장의 도움으로 다문화 가족 전문 상담사와 주 1회, 지속적인 상담도 받게 됐다. 나는 넉넉하지 않은 동수 가정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다문화 지원센터에 지원금 신청을 돕고, 동료들과 십시일반으로 월급을 모아 생필품과 학용품을 지워했다. 그 후로도 주기적으로 학교와 가정을 방문했고, 어린이날, 장미축제 다문화 가족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동수 가족을 1순위로 초대했다. 그리고 기쁘게도 동수 가족은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동수의 손버릇도 사라졌다. 학습 능력도 향상해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게 됐다. 이 같은 주변의 노력이 동수 엄마의 마음에도 전달됐는지, 우리를 초대해 캄보디아 요리를 선보였다.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바닥에 앉아서 먹는 전통식 캄보디아 음식을 준비했다. 동수 엄마는 어떻게든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동수 엄마는 나에게 '오빠'라고 부른다. 또 나는 이역만리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아이들을 낳고 사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늘 칭찬했다.


가수 윤미래의 <검은 행복> 가사처럼

그로부터 몇 년 뒤 동수 아버지는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동수 아버지는 나의 손을 꼭 잡고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 국적이 다른 아내와 어린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문제투성이었던 동수는 내년이면 대학생이 된다. 모두가 염려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요리사를 꿈꾸는 청년으로 잘 자라고 있다.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아이들은 언제나 기대 이상의 성과로 놀라움을 선물한다


kbs에서 방영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샘 해밍턴과 걸그룹 아이오아이 멤버 진소미, 가수 강남 등 연예인 중에도 다문화 가정을 이루거나 다문화 가정 출신이 많다. 그 가운데 대표 스타가 가수 윤미래다. 그녀는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과 가슴을 울리는 진솔한 가사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대한민국 3대 래퍼라고 불릴 만큼 인정받은 뮤지션이다. 그런 그녀도 어린 시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놀림받고 따돌림당할 때마다 외로웠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극복했고 바르게 잘 자랐다. 그런 가슴 아픈 기억을 풀어내 본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다문화 어린이들이 어떤 흔들림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검은 행복'을 발표했다. 부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검은 행복' 노래가사처럼 단단하게 지니가 길 소망한다. 또 지금보다 더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도 사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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