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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May 25. 2023

그대는 왜? 교사가 되었는가?

교사다운 교사가 그리운 시대

2023. 5. 25. 아침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무겁고 머리가 아프다

꼼짝도 하기 싫었지만 내가 아침 당번이라 아이 아침을 위해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무거운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려고 무작정 동네 호수공원을 걸었다


햇살과 바람이 참 좋다. 핸드폰과 연결한 이어폰에서도 흥겨운 내가 흘러나온다

땀 흘리고 나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느 때처럼 노트북을 열고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얼마 전 스승의 날이었다. 아내는 퇴근 후 그동안 아이를 맡아주었던 예전의 어린이집을 찾아다니느라 퇴근이 늦어졌다, 김영란법이 생긴 이래로는 늘 고마운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아이가 다른 곳으로 떠난 후 그곳에 스승의 날을 맞아 찾아가곤 했다

그리고 아내는 함께 공감해 주고, 따뜻하게 배려해 주었던 선생님을 안고 서로 펑펑 울곤 한다고 한다.

그렇게 세상에는 참 따뜻한 교사들도 많다. 그래서 남들과 조금 다른 우리 아이도 어느덧 자라 초등학생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교사인 아내는 이이를 맡긴 학부모이기도 하지만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지도하고, 늘 학부모를 응대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학보 모이기 이전에 교사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부단이 애를 쓰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런 아내가 요즘 담임교사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요즘 들어온 후배 공직자들 중에는 소명의식이나 사명감 없이 그저 생계를 위해서나  승직하고 좋은 자리에 가기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그렇게 민원을 피하기 위해 사무적이고 행정편의적으로 일하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너는 왜 공직자가 되었냐? 고 물을 때가 있다

물론 그동안 받아온 교육과 현실의 차이, 업무량과 기여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경제적  사회적 대우, 멘틀을 흔드는 악성 민원인들로 인해 지키고 변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은 기본적으로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라 생각한다.

교육감이 선거 때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을 이루겠다는"말이나, 학기 초에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사가 "가정에서 부모님이 챙기듯이 따뜻하게 아이를 챙기겠다"는 말을 그대로 믿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은 부모들이 하루종일 우리 아이에게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가 왜 남들은 싸지 않는 도시락을 싸는지? 도시락을 싸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지? 아이가 아직 저학년인데 학교에서 혼자 도락을 챙겨서 먹기는 하는지? 혹시 불편함은 없는지? 기본적으로 궁금해야 하는 것이 아이들을 교육하는 교사가 아닐까?

교사다운 교사가 그리운 요즘이다.


오늘도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하루종일 아무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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