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가진 '힘'

작은 행동은 작은 활력을 주고, 모든 것은 거기서 시작한다.

by chul
친구의 말에 따르면 저 혓바닥이 챠밍 포인트라고 한다.



친구에게 선물로 이케아 강아지 인형을 받았다. 그리고 또 이런 것들도 받았다.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 그림책(?)이다. 반가웠다.

요즘 몸이 너무 무겁다. ‘다시’ 무거워졌다고 표현해야 할까? 생활이라는 것이 너무 무거워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새삼 중력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어 왜 이러지 이번 학기는 고생은 많이 했지만, 그래도 복학 이후로 가장 활력 있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고민하는 것도 굉장히 줄었는데.

눈을 하나씩 하나씩 맞을 때마다 그 무게가 느껴졌다. 그냥 맞으면 되는 것들인데.

내가 우울에서 조금 빠져나와서 겨우겨우 하고 있는 것들은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노력이었다. 열심히 한다고 애썼는데 눈 앞에는 아무것도 안 한 것과 비슷한 결과와 그저 많이 쌓이고만 있는 해야 할 일들이다.


이것들을 마주하고 다시 우울이 시작되었다.(고 예상 중이다.)


해야 할 일들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도서관을 뛰쳐나왔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굉장히 좋아했던 카페로 도망쳤는데 닫혀있었다. 그렇게 처음 들어간 카페에서 아이스라테를 시키고 몇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우울을 업고 카페의 의자에서 늘어져있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피곤하면 집에 가서 잠을 자는 것이 더 효율적인데. 나도 그날 하루가 끝날 때쯤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우울과 함께한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 날 방황하듯 거리를 걸어 다닐 때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어디든 좋으니. 밖에 있어야 한다.


집에 들어가면 안 된다.
안에 들어있던 엽서

우울과 관련된 포스팅, 글 등을 읽다 보면 공통적으로 누워있지 마라고 하거나 어떻게든 밖에 나가보라는 문장이 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심란한 마음으로 밖에 나가거나, 집 안에 있더라도 이를 악물고 울면서 청소든 빨래든 세수를 하는 것. 별거 아닌데도 실행하기엔 너무 힘들었던 그 일들이 침대에서 죽어가던 나를 살렸다.

하루에 우릴 구할 작은 일 하나만 부디 시작하길.

엽서에 적힌 이 문장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F = ma 같은 절대적인 수식이나 법칙, 진리이다.


그게 얼마나 큰 행동이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행동’이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큰 힘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휴식이다. 하지만, 우울증이 심할 때 아무것도 안 하고 집 안에 누워있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물론 우울증이 심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는 거지만.

세수를 격려받은 적이 있는가?

하지만 살아야지. 살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일단은 이불을 정돈한다. 화장실을 간 김에 세수를 한다. 일어난 김에 창문을 연다. 책상을 조금씩 정리한다. 이 가벼운 행동들이 가진 힘을 실감했다. 그렇기에 나는 이 그림책이 왜 그 작고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느지 이해한다.

우울이 가장 심했던 작년과 올해 초와 지금이 달라진 것들이 있다면,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 몇 개를 정해놓았다는 것.

1주일에 한 번은 가족에게 전화하기.

1주일에 한 번은 과일 사 먹고 체크하기.

될 수 있는 한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 겸 간단하게 뛰기.

1주일에 한 번은 방을 걸레로 닦고 청소하기.

1주일에 한 번은 글 쓰거나 그림 그리기.

집이나 카페에서는 공부하지 않기.(이건 정말 힘들었다.... 대학생이란 무엇인가....)

외출하는 영역 조금씩 넓히기.

등등

이런 일기도 있다. 아침에 일어난 것도 적어보자.

물론 제대로 안 지쳐진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운동하기라던가 운동하기라던가….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확하게는 체력이 중요하다. 체력이 안 좋으면 어디가 아파서 침대에 누워있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에 병이 있는 경우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니까. 그리고 청소를 하든 공부를 하든 결국 깨어있는 상태로 에너지를 써야 하니까. 그 모든 것이 체력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잘 챙겨 먹어야 한다. 특히 가난한 대학생들 혼자 살면서 과일 까먹기 일쑤인데, 과일을 먹고 안 먹고는 정말 다르다. 내가 장담한다. 영양가를 생각하면서! 운동도 하면 좋고.

바나나우유를 샀더니 홍시가 생긴 magic.

내가 가장 힘들었던 작년과 올해 초기에는 항상 감기에 걸려서 앓아누웠다. 그래서 더욱 잠식당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침대에서 화만 내고 있었다. 운동을 많이 하지는 못 했지만, 건강을 챙기기 위해 노력한 후에는 감기도 훨씬 줄었다. 결렸다고 해도 침대에 앓아누울 정도로 심하게 아픈 날은 기껏해야 2일 정도. 그저 몸만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몸이 건강해진다는 것은 곧 마음도 건강해질 기반이 쌓였다는 신호이다.

정말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행동. 내가 좀 더 깔끔해지고 건강해지고 상쾌해지는 목표만 생각하라.

그렇게 오늘도 일어나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인터넷 서핑을 다니다가 여기까지 온 그대.

참 잘했다!

내일은 밖으로 나가서 영웅이 되어보자.

운이 좋으면 고양이를 만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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