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ul Mar 28. 2019

센터를 양보하는 연습.

내가 '하드캐리'를 해야만 적성이 풀리는 우리들에게 필수


너무 하늘 높은 곳에 있어서 그래요. 발이 더러워지는 게 무섭겠지만 진흙탕에 내려와 보면 별 것들 아니랍니다. 생각보다 몰드 팩 하는 기분도 있고 나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번에 내가 다니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다. 


조직에게 내가 폐를 끼칠까 봐 항상 전전긍긍하면서 살았다. 지금까지는 상황이 안 좋은 건지 운이 좋은 건지 중심축이 되어서 조직에 있었다. 그러나, 대학교를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나보다 훨씬 능력이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저 '발목만 잡지 마라'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런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조원들의 비난이 무서워서 모든 일에 긴장으로 임했다. 정작 조원들은 나의 무력함도 그 일도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말이다!


잘 확인하지 않던 카톡을 수시로 확인했고, 조별 모임 단체 톡방에 하나라도 메시지가 올라오면 달려들어서 읽었다. 그리고 내가 맡은 부분을 마치 조원들이 평가한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사소한 정보 찾기에도 벌벌 떨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숟가락 얹을 수 있으면 좋은 건데?


얹혀가는 나 자신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렇게나 괴로워했다. 정작 조원들은 누군가가 '잘한다'라고 해 주면 더 열심히 할 사람들인데. 나도 내 최선을 다 하겠다. 그러나 눈치를 보면서 할 필요 없는 일을 만들어서 하진 않겠다. 않으려고 한다. 


긴장을 풀고, 못하는 것이 있어서 도움을 받고 묻혀가는 나를 인정하자. 나는 좀 더 편하게 살아도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독 괴로운 3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