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것이 뭘까? 바라카몬 op -'らしさ'
오랜만에 랜덤 듣기를 하다가 다리를 지나갈 때쯤, 'らしさ'(다'움' 누구누구답다의 명사형)이 나왔다. 바라카몬은 순수한 어린이와 멋진 어른들이 있는 섬에, 남들이 보기엔 아무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 서예가가 오면서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바라카몬'은 사투리로 '말썽쟁이, 활기찬 아이'정도가 된다는데, 처음에는 주인공인 어린아이를 뜻하는 듯싶었으나, 내용을 계속 보면 등장인물 전부가 바라카몬 같다.
애니메이션 봤다는 사람들도, 아닌 사람들도 잘 아는 명작에 명곡, らしさ 에서 가장 유명한 가사는 아마 도입부일 것이다. 취업준비생을 제대로 저격한 듯한 가사. 그러나 오랜만에 들었을 때는 어째선지 이 가사가 머리와 가슴에 박혔다.
바뀔 수 없는 소중한 것이 있으니까, 변해가는 생활은 당연한 거야.
요즘 나는 변화에 적응을 못 하고 있다. '학생'은 대단한 신분이었다. 이다음에 어떤 일정이 있는지까지 전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좋든 나쁘든 굉장한 힘이었다. 우울증이 제일 심했던 2, 3학년의 내가 억지로 생활 루틴이 만들어지고 밖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학생'이었기 때문이고 시험을 치고 과제를 엉망으로 내고 때로는 안 내더라도 일단 학교에 가려고 발버둥 치다 보니 내 무거운 시간은 지나갔고 어찌어찌 헤엄쳐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내일 아니 지금 당장이라도 모두 나에게 달려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건 내가 아니라, 하늘의 뜻이나 운이다. 이 변화가 너무 무서웠다. 처음이었다. 앞뒤로 아무도 없던 적은. 단순히 취준 생활의 조급함과 두려움뿐 아니라,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 생활이 당연해지는 것이 무서웠다. 그런데,
변해가는 생활은 당연한 거야.
사람은 변해가고 성장하고 상처 받으면서 또 변하니까. 생활도 맞추어서 변해가는 거야. 그래도 괜찮아.
바뀔 수 없는 소중한 것이 있으니까.
예를 들면 곧 봄이 올 거라는 사실, 내일은 태양이 뜰 거라는 사실, 카페라테는 맛있을 거라는 사실. 이런 것들이 있으니까.
다른 가사들도 좋으니까, 꼭 들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