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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Mar 09. 2020

건강한 관계를 위한 계획.

올해 저의 목표입니다. 늦은 신년계획 세우기.

https://youtu.be/1oJQrVR7upA

이 영상을 보면서 시작한 신년 계획(특이점: 지금 3월)

원래 나는 신년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길고 먼 계획을 무서워한다. 그 이유는 '못 이룰까 봐 두려워서'이다. 


아주 한심한 이유지만, 난 예전부터 '기대'를 하는 것에 서툴렀고,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나의 인생이 틀어진 것처럼 괴로워했다.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싶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그게 가능했다. 공부만 하면 되니까. 공부 계획만 세워서 그것만 풀고 복습하고 오답노트 만들고 또 시험 치면 끝이니까. 그러나 대학을 갔더니, 너무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나날들이어서 많이 당황했다. 그제야 인정했다. 

"아, 멀어 보이지만 궁극적인 계획, 목표를 세워야 할 때도 있구나."

아닐 때도 물론 있다. (특히 생각이 너무 많은 경우. 그럴 때는 잠시 멍청하게 하루하루 살아야 한다.) 

그러나 필요하기도 하다. 

'이연'님이 올려주신 만다라트 계획표. 영상의 더보기란에 링크가 있다.

요즘 유튜버 '이연'님의 영상을 자주 본다. 그러다가 이연님이 작년에 업로드하신 '신년 계획'(이라 쓰고 아이패드 영업당한 영상) 영상을 봤고 한번 해 봤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무언가의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는 데는 일가견이 없어서 큰 틀은 이연님이 알려주시는 팁들을 그대로 가져와서 적어보았다. 그렇게 세운 전체적인 틀은 아래와 같다.

너무 구체적인 것들은 너무 개인적이라 흐리게 넣었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

원하는 일상 살기 

항상 투덜거리면서 살아왔기에 이번에는 하루하루 조금 만족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싶다. 조금 격하게 인생을 살아왔기에 그냥 1년 정도는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일상을 살고 싶다. 

이를 위해서 세운 8가지는

1. 운동, 건강

2.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

3. 꾸준한 콘텐츠로 만화나 그림 연재

4. 좋은 곳에 취직(많이 중요하다)

5. 돈(제일 중요하다!!!!!!!!!!)

6. 관계

7. 다양한 능력 키우기, 도전

8. 브런치 키우기

이렇게 적었다. 

이 글에서는 6번,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관계'는 이연님의 영상에서도 나오는데, 나는 무언가 계획을 세울 때, 주변 사람들을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신선했다. 그래서 나도 '관계'라는 칸을 만들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관계에서 윗 줄은 '나와 나의' 관계이다.

1. 감정은 그저 관리, 관찰 지켜볼 것.

2. 병과 나의 관계는 무의식으로.

3. 무언갈 하되 생각은 멀리하라.

적고 보니 우울증에 대한 얘기가 전부이다. 1번은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들은 말, 2,3번은 우울증, 정신질환 관련 글에서 본 문장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전까지 나는 '누구도 무언가를 시키지 않음' + '너무 자유로워서 오히려 혼란스럽고 자괴감이 듦'의 상황에 처할 것이다. 거기서 나를 지켜주기 위한 원칙들이다.


감정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키우는 식물원의 식물들의 상태처럼 관리하고 관찰하기.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이 있어서 약을 먹고 다닌다고 '난 병이 있어! 이제 정상적으로 살 수 없을 거야!'같은 절망의 늪에 중독되기가 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살아간다고 마음먹어야 한다. 우울증이 있다고 살면 안 된다는 법은 없으니까. 다른 정신질환을 갖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조금 힘들고 번거롭겠지만 그냥 나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두 번째 줄은 '나와 가족의' 관계이다.

억지로 과거의 상처를 꺼내거나 보여주지 말 것

경제적 도움을 받음을 인정

가족만큼 복잡한 관계가 어디 있을까. 나는 한때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내 삶까지 망칠뻔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그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해서 살려고 한다. 그렇기에 각오가 조금 필요했다. 

인정이나 이해를 억지로 얻어내려고 하지 않음과 동시에, 그분들이 나에게 경제적 도움을 줄 의향이 항상 있고, 지금까지도 있어왔고 고작 취준생인 나는 그 도움을 고맙게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글씨가 많이 더럽죠? '다르다 타'인 한자입니다. (대체 왜 한자를 적었는지 모를...)

마지막 줄은 '나와 다른 사람들의' 관계이다.

힘들면 전화 등으로 도움청하기

너무 퍼주거나 미안해하지 않기

~~관계라는 결론 내리지 않기

그러고 보니"~~ 한 사람이 될 것" 같은 목표가 없네. 난 참 이기적이다. 뭐, 어쩌겠는가. 

나한태는 고등학생 때까지 절대적인 친구 한 명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끊음과 동시에 많은 친구들을 둘러보게 되었다. 그 친구에게 받은 상처는 깊었지만 덕분에 결론적으로 좋은 친구들과 연락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밀도(혹은 깊이? 넓이?)의 관계를 맺으면서

"받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냥 고마워서 별 의미 없이 기프티콘을 주면, 그것을 고마워하면서 부담스러워하는 사람, 고마워하면서 잘 먹는 사람, 고마워하면서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다른 선물을 주는 사람 등등.. 그리고 이 많은 경우 중 나의 경우도 있고,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와의 관계를 굳이 "~~ 한 관계"라고 단정 짓지 말기로 했다. 기프티콘 같은 예시에서는 안 맞지만, 또 다른 부분에서는 나랑 잘 맞기도 하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 힘들면, 너무 힘들면 체면 같은 거 생각하지 말고 전화나 긴 카카오톡 메시지로 호소하기로. 이건 작년에 친구 한태 힘든 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아 좀 나한테 미안해하지 말라고!" 하며 짜증 내는 모습이 생각나서 적었다. 나도 모르게 계속 사과했나 보다.





그냥 tmi

이외에 좀 특이한 나만의 목표는,

1. 운동, 건강 -> 화요일은 과일 먹기.


몇 년의 자취생활을 해 보니 비타민 먹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먹기 위해 화요일이라는 요일을 정했다. 화요일인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이를 결정할 때 내 시간표가 화요일에 가장 일찍 끝났거나... 뭐 그랬을 것이다. 구체적인 요일을 정하면 어렵지 않게 지켜진다. 다른 목표들도 요일을 정해볼 생각이다.


2. 꾸준한 콘텐츠로 만화나 그림 연재 ->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잘 안 고쳐진다.... 나는 너무 중구난방으로 글을 쓴다. 글 하나에도 딱히 완결성이 보이지 않는다. 브런치는 브런치 북 프로젝트, 매거진을 갖고있고 처음 작가 신청할 때 목차와 글의 주제를 물어봤다. 그만큼 브런치는 '작품'을 중요시한다. 나 또한 매거진이나 브런치 북을 만들면서 조금이라도 일관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금 생각하는 것은 '과정 브런치 북'인데, 그냥 하고 싶은 얘기 하면서 사진이나 그림은 내가 무언가를 시작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넣으려고 한다. 


현재 포토샵으로 수정해놓았기에 언제든 고쳐질 계획이지만, 며칠동안 머리 굴리면서 완성했더니 뿌듯하다. 계획 빡쎄게 세워놓고는 오늘 하루도 그저 그렇게 지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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