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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Jan 22. 2021

<너라는 청춘> 서평

오늘도 사랑한다.


엄마는 내게 택배를 보내야 할 일이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젤리를 하나라도 더 넣어주곤 했다. 그리고 가끔은 포스트잇이나 메모지에 짧은 할 말을 적어놓으시곤 했는데, 그 내용은 항상 같았다.

넌 잘하고 있다. 사랑한다.

이번에 서평단을 신청하여 읽게 된 이 책은 엄마에게서 온 젤리와 메모지를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한 책이다. 작가님이 자제분에게 자신의 일상과 그와 관련된 깨달음과 해주고 싶은 삶의 지혜가 녹아있다. 그리고 편지 형식이다. 모든 글에서 그런 건 아니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사랑한다, 내 아들. ' 하고 끝맺는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마지막 문구를 읽을 때마다, ktx 로도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에 있는 엄마가, 내게 바람에 목소리를 실려 보내오는 착각이 들었다.  

    저자 소개  

작가 : 김성희 - 전국구 스피치 강사이자, 아카데미의 대표이다. 

책 앞에 나온 이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식에게 안부 묻기 경력 11년 차'이다. 서로의 안부를 문 지 얼마 안 된 나와 우리 가족들은 몇 년 차일까.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나에게 트라우마가 된 한 말이 있는데, '한 끗'이다. 면접 보기 직전 날, 대기업에 붙었다는 소식을 전한 친구가 '한 끗 차이다.'라고 해준 건데, 난 이후에 면접 3개에서 떨어졌다. 최종에 가면 정말 자신이 있었기에, 1차 면접만 넘으면 자신이 이었는데, 나는 그 한 끗을 차마 넘지 못했다, 억울했고, 그게 정말 내 노력으로 되는 일인가 하고 의심했는데. 이 말을 듣고 알았다. 내 탓은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다. 왜냐면 그건 내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빠른 토끼가 거북이에게 진 이유는 간단하다. 거북이는 산등성이의 깃발, 곧 목표를 보고 나아갔고, 토끼는 거북이만 보고 뛰었기 때문이다.  

취업을 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에 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친구들을 보고 나아가고 있었다. 엄마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열등감으로 세상 전부를 살아선 안된다고. 물론 열등감을 안 가질 수 없는 상황이고 그 열등감을 열정으로 에너지로 바꾸어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평생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불태울 수는 없는 법. 다시 움직이지 않는 절대적인 목표를 설정해야겠다. 작은 것 하나하나가 아니라, 큰 목표에 흔들리지 않는 기다림을  

    억지로 마지못해 사는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삶이 꼭 즐거울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근심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무겁게 살아가서는 안된다. 그냥, 살아가는 당사자가 괴로워서이다. 무엇이든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힘들어하면서 마지못해 살아가서는 안된다. 상황이 좋지 않아도 분명히 자신만의 영역이 있고, 노력으로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능한 괴롭지 않게 살고 가끔 즐거워야 한다.  

    살면서 절망감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는 너무 걱정하지 마라. 감정이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거란다. 절망감에 오래도록 머물지 않는 방법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지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일이다. 영원한 감정은 없다.  

  이 문단을 읽고 탄식을 했다. 자식에게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는 보호자라니! 이 말은 심리상담을 하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던 때 자주 듣던 말이었다. 그래서 나 또한 너무나도 큰 절망감과 그 절망감의 부산물 때문에 힘들 경우에, '이건 입는 옷이다. 나중에 알아서 없어질.'정도로 생각한다. 나 또한 작년 딱 이맘때쯤, 정말 내 인생 기업이라고 생각했던 기업의 면접에서 탈락을 하고, 평생 이 절망감에 빠져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물론 아직도 쓰라리지만(취준생이니까.)  그때의 절대적인 절망감은 남아있지 않고, 그 기업과는 완전 다른 업계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감정도 상황도 현실도 지나가길 마련이다.   


    너의 카톡 소리가 들린다. 부리나케 전화를 집어 든다. 엄마도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사랑한다.  

추천한다.

- 애정이 담긴 조언이 필요한 모든 세대의 사람들.

마무리

- 어쩌면 특별하거나 개성이 넘치는 내용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원래 클래식한 것이 베스트일 때가 있지 않은가. 이 책이 딱 그 말에 어울린다. 묵묵하게 옆에 있어줄 것만 같은, 무슨 말을 해 줄지 이미 예상이 되지만 그렇기에 더욱 위로와 힘이 되는 그런 말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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