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my job.

1%의 확률로 불합격자가 된 사람.

by chul

알람은 울리지 않았지만 평소와 같이 5시 반에 일어났다. 슬슬 일할 준비를 할 시간이었기에 이제 잠이 오지 않는다.

나의 '일'은 이제 없다.


내가 못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다.

혼자 탈락, 더 좋은 부서로의 복귀, 최종 채용 취소.

일주일동안 내게 일어난 일이다. 정확히는 3,4일. 3일동안 수없이 사무실 바닥을 밟으면서, 혼자 부유하는 기분이었다. 내 발 밑에 있는 사무실 바닥이 허상이고 갑자기 바닥 그 밑으로 또 빠져서 떨어질 것 같았다. 정신 차려보니 나는 회사 밖의 바닥을 정신없이 걷고 있었다. 축하선물이 아닌 안타까움에 동료들과 상사분들이 챙겨준 선물들을 들고서.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돈을 부쳐준 날을 기억한다. 아직 인턴이니까 정규직 되면 빨간 내복을 사드리겠노라 했다. 얼마나 허무할까. 내가 다시 채용이 되었을때 얼싸안고 기뻐했다는 엄마와 아빠는 무슨 마음으로 내 채용취소 소식을 들었을까. 내가 앞으로 내 인생에 나의 좋은일로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기쁜 마음을 줄 일이 생기기나 할까.

주변 사람들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내가 제일 아프다. 너무 아프다.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 내 인생에서 진심으로 노력의 보상을 받아서 웃으며 살아갈 날이 올 지 자신이 없었다. 이대로 사라지는게 내 인생의 그나마 괜찮은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서 주변에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놓은 탓에 그럴 숟 없었다. 주변에 갑자기 저승간 사람이 있으면 나라도 기분이 평생 엿같을 것 같다.


중간만 가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나는 항상 1%였다. 상위거나 하위거나. 이번엔 후자다. 사실 후자가 더 많았다. 항상 유독 뒤쳐지고 늦었다.

남의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항상 촉이 좋았다. 거의 다 된다는 인턴에서 혼자 정규직이 되지 못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중간만 가면 정규직이 된다는 다른 부서 부장님의 얘기를 들을때마다 식은땀이 났다. 하지만 모른척을 했다. 나도 내가 중간은 갈 줄 알았다.


GOOD BYE, MY JOB. 2개월도 넘지 못했지만, 나는 정말 너를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결국 모든것이 그저 헛수고였지만, 더 잘하기 위해서 부던히도 노력했다. 어차피 다 결정된 와중에 뒤늦게서야 성장하고 이를 증명하려고 아무도 시키지 않은 보고서를 쓰는 내가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회사 노트북이 너무 익숙해져서 한달만에 키는 내 노트북의 자판에서 계속 실수를 하고 있다.

나는 '안타까운 사람'이 되어 회사를 나오고야 말았다. 안쓰러운 사람만은 되고 싶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안타까워서 어떻게...'였다.

모든 건 못한 나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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