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심리상담 이야기-(2)

나와 세상-1

by chul

안녕하신가.

심리상담을 하기 까지의 이야기를 적어놓고 한참 뒤에나 두번째 글을 쓰게 되었다. 죄송합니다.

10회기가 넘지 않는 상담이었지만, 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이 글을 전개해야 할 지 나도 모르겠더라.

일단 내가 언제든 다시 꺼내서 볼 수 있게 최대한 자세하게 적으려고 한다.

글은 어쩌면 두서가 없고 정신이 없겠지만, 일단 적는다는 것에 의의를 두겠다!

(일단 이 글을 적고 나서 그림일기로 다시 정리해서 차근차근 올릴려고 합니다!)

KakaoTalk_20180221_183922531.jpg 여전히 다른 독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글이다....죄송합니다2


몇번에 걸쳐서 많은 이야기를 하겠지만. 나의 심리상담을 줄이자면 이러하다.

처음에는 나, 그리고 나와 문제가 많은 세상 사이에 잘 이루어지지 않는 소통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담은 내가 나를 바라보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나의 문제점을 선생님과 함께 알아내고 그걸 고치거나 해결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었다(그럼 대체 뭐란 말임?)

KakaoTalk_20180228_172815358.jpg 친구가 사준 앨리스에서 나오는 사탕. 이런 약을 먹어서 내가 변화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줄.

선생님은 내가 나에게 집중해서, 나를 좀 더알아가도록 도와주었다.

그 중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그냥 중립적인 나라는 사람의 '특징'이나 '특성'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겠다.

"힘이라는 것은 원래 중립적인 것이에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좋은 건지 나쁜 건지가 되는 거지."

그것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는 나의 말에 선생님이 해 주신 말이다.

그렇다. 그냥 나를 좀 더 잘 알게 된 것이다. 그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나라는 사람을 내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썩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쁘지 않았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내가 마음에 들었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쓸려고 한다.

1.나와 세상

2.나와 내 주변사람들

3.나와 나

사실 이 모든 것들이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세상에 내가 있고 내 주변사람이 있고 내가 세상이고 내 주변사람이 세상 아닌가? 그냥 내가 내 이야기 하기 쉽게 임의로 나눈 거다. 그냥 1,2,3해도 되는데 저게 더 간지나 보이니까!

KakaoTalk_20180221_183927035.jpg 내 인생은 폼생폼사

이 글에서는 상담에서 다룬이야기 중, 나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나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아니다.


작년(이래봤자 두달전이다만)의 내 일기장을 한번 보면 이 문장이 가장 많이 적혀있다.

'이렇게까지 괴롭게 살고 싶지는 않다.'

잊고 있었는데 작년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푸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날씨가 좋으면 아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내가 괴로워 할 필요가 있나.

음식이 맛있으면 아 이게 이렇게나 맛있는데 내가 괴로워 해야 하나.


KakaoTalk_20180228_172855713.jpg 홍대 게임그래픽학과 졸전갔다가 얻은 엽서. 이 그림은 훈련중인 친구에게 보내주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상담을 처음 시작했을때 나는 나의 이야기를 선생님께 하였다.

나는 이미 작년에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힘든 이유를 생각하고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하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남들에게 말하고 징징거렸기 때문에, 내 예상보다는 좀 더 정리가 된 상태로 선생님께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상담을 신청하기 까지 한달동안이나 고민했으니까(더 많은 시간일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 상담이 이뤄지는지 정보를 알아보고 갔기에, 그것도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상담비용이 어마어마 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부모님께 더 손을 벌릴수가 없다는 생각에 최대한 짧은 회기를 하고싶었다. 그래서 처음에 선생님과 결정한 것은 5회기였다. 좀 더 길어졌지만.


별 일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이야기를 꺼내고 보니 나의 작년은 다사다난했다. 몇번이나 무너졌다. 그런데 신기하게 아직도 살아있다. 게다가 그때, 가장 힘들때 사이비 사람들에게 몇달을 걸렸었는데도 딱히 거기에 넘어가지 않았다.

"무엇이 철경씨를 버티게 할 수 있었을까요?"

"?네?"

"가장 힘들때, 사이비에게 넘어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도망가버린것도 아니고, 알바도 하고, 동아리에도 들어가고... 물론 그게 좋은 성과를 낸 것이 아니라도 해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어떻게 할 수 있었나요? 그렇게 힘들었는데."

"음...그건...."

KakaoTalk_20180122_113023805.jpg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그 1년을 그냥 흔들리고 무너지기만 했지, 내가 버텼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철경씨라서 버틸 수 있었을 거에요."


하지만 그 1년을 그렇게 힘들고 너덜너덜해지고 너무 지쳐버려서 아무리 쉬어도 충분하지 않게 된 것은, 내가 가진 것이 아닌,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무기로 싸웠기 때문이라고.


오..오오....?

2.png oh...oh....o..h

그 말씀을 듣자 바로 떠오르는 게 있다.

작년의 내 일기장은 보면 나는 친구가 없다는 것에 많이 힘들어했음을 알 수 있다. 계속 그런 얘기만 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사실 나는 사람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는다.


이번 방학만 해도, 2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정말 만나고 싶은 친구들 외에는 최대한 만나지 않았다. 애들에게는 미안하지만...여러번 만나자는 요구에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댔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고! 난 도서관 가느라 시간이 없었단 말입니다!

KakaoTalk_20180228_233259331.jpg 이 정도는 아니다. 아마도......

그렇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정말 친한 사람이 아니면 만날 바에야 혼자 카페가서 글쓰고 그림그리고 도서관에서 커피 한잔에 책을 읽는 게 훨씬 좋다. 힘들었던 작년을 제외하면 나는 항상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일상에 나름 만족을 했었다. 물론 집에 가고 싶고 가족들도 보고 싶고 친구들이 가끔 놀러와주긴 하지만 그래봤자 한달에 몇번 보는 것이었고, 서울의 바쁜 분위기는 여전히 나에게 맞지 않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괴롭지는 않았다. 외롭긴 했지만. 괴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혔다.


주변에서 선배, 동기, 어른들 할 것 없이 학교에서 친구 없이 다니는 나를 의아해하거나, 이상해하거나 '왜 친구를 못 사귀어?ㅋ'하는 말을 많이 듣다보니 지쳐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보여줘야 할 '잘 지내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 그렇게나 사람들에게 집착을 했었다.

게다가 난 그들에게 친구가 잘 안생겨서 힘들다는 것 마저 눈치보면서 힘들어했다. 그들에게 그건 힘들어할 일이 아니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어딘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그분들이 내 인생 친구를 해 줄 것도, 소개시켜 줄 것도 아니다.

1433426178515.jpg 치킨 사줄 것 아니면 꺼지세요.

친구가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훨씬 좋다. 당연하다. 게다가 친구는 살아가는 데 필수 요소이다.


내 이야기의 포인트는 나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미 만족하고 있는 내 관계에서 무리해서, 전혀 그런 사람도 아닌데 친화력이 특기인 척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척하면서 작년을 보내다가 망가졌다는 것!

물론, 내 1년은 정말 이렇다 할 친구가 없었다. 밥도 늘 혼자먹었고 밥 한끼 같이 먹을 친구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것만으로 외로워서 힘들었을텐데, 거기에 플러스로 그 힘든것을 허락받으려고 하면서 눈치를 봤으니..... 너덜너덜 해 질 만도 하다.

아 그리고 내가 사실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혼자 느긋하게 보내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상담 선생님이 눈치 챈 것은, 우리가 충분한 이야기를 했기에 가능했다.

KakaoTalk_20180122_113022087.jpg 상담 선생님이 신은 아니니까 자신의 이야기를 최대한 솔직하게 하자.

"철경씨에게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옆에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편한 사람이래도 혼자 있는 것 보다는 조금 긴장하게 되잖아요. 근데 철경씨는 누군가의 옆에 있어도 그가 혼자있는 듯한 편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

이런 말을 들었으니, 다시 근자감이 회복되었다.


나는 내가 가진 무기가 있다. 그 무기를 꺼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전쟁같은 1년을 너무나도 힘들게 보냈고, 그 무기가 쓰이진 않더라고 존재하고 있었기에 나는 그 1년동안 무너지지 않고 지나왔다. 아직 살아있다.

선생님은 내가 내 무기를 가지고 살아갈 때를 '색안경을 쓰지 않고 세상을 바라볼 때' 그리고 내 무기가 아닌 세상이 요구하는 무기로 살아가려고 할 때를 '색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라고 표현하셨다.


자기 자신에 대한 편견이란 의미가 아닐까? 나도 뭐라 설명을 못 하겠다.


무기라고 표현했지만, 정확하게는 누군가가 가진 그만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건 모두가 가지고 있다. 당신도 가지고 있다. 몰라도 되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마냥 혼자인 기분은 아닐 것이다. 든든할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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