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심리상담 이야기(4)

2.나와 내 사람들.

by chul

이번주가 너무 바빴던 터라, 내가 상담받았다는 사실 조차도 까먹고 정신없이 지냈다. 정확히 말하면 하루를 거의 피곤해서 쓰러져서 자는 것으로 썼다. 후회하지 않는다!

너무 오랜만에 바빠져서, 이 일상이 녹아들기 전까지 계속 긴장하면서 살 것 같다. 하지만 계속 긴장하고 싶진 않으니까, 풀 겸 얼른 4번째 후기를 쓰도록 하겠다.

KakaoTalk_20180310_153032702.jpg 3월은 정말 총체적 난국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다.


주변 사람들로는 크게 '가족','친구','(동갑내기인 사람은 아니라서 친구라고 적지는 못했지만)여튼 나의 소중한,친한 사람들'로 나눌 수 있겠다.

일단, 앞에서 언급했듯이 작년의 나는 '내 사람들'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맘에 들기 위해 맞추고 고생하고 기대하다가 안 되서 실망하는 나날들을 보냈다. 누구나 내가 편한 사람보다는 낯선 사람들에게 덜 미움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어느정도 불편함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니 이제 나는 남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 할 수는 없다. 흔한 말이지만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니까, 내 인간관계 내에서만 살아갈 수 없고 그 인간관계가(피를 나눈 가족이라 할지라도)얼마든지 변동이 되기 때문에 난 내 사람들만 품고 살아갈거야,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남들은 모르겠다.

KakaoTalk_20180310_153035243.jpg 다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까 제 이야기에 너무 부담갖지 마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하나.

나는 상담을 하면서 나와 '내 사람들'(이라 부를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이나 여튼 나를 좋아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좀 더 집중하였다. 그들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을 더 보고, 오히려 그들과 내가 서로에게서 자유로워지도록 노력하려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 안에 있는 동안은, 그들을 마음껏 좋아할거다.

KakaoTalk_20180310_172523793.jpg 친구 생일에 그려준 그림. 모두가 다 아는 그거 트레이싱 한 거다.

상담을 할때,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통합'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로 해 보자면, 사람은 아주 어렸을 때(3살쯤?)한번, 그리고 사춘기 이후에 한번 총 2번을 자신의 부모에 대한 이미지를 통합시킨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한 행동이 자식이 보기에 bad보다 good이 많으면 ->good 부모

부모님이 자식에게 한 행동이 자식이 보기에 good보다 bad가 많으면 ->bad 부모

이렇게 결론을 짓는다는 거다. 그렇다고 추억과 상처가 상쇄되지 않듯이, 억지로 내가 기억하는 추억과 상처를 일일이 세서 우리 부모님은 좋아! 안좋아! 하고 결론을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좋고, 어떤 면에서는 안 좋고 뭐 그러겠지 허허(후비적)


이 이야기는 비단, 부모님께만 적용 되는 것이 아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내가 '어떤 시선으로'그들을 마주할 것인가....하는 이야기다.


한 마디로 형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다들 너무 개성이 넘치니까.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이 떠날까 무서워서 억지로 그들을 좋다고 생각하면서 살기에는 그들이 나에게 준 상처는 그대로 있고, 반대로 마냥 원망만 하기에는 그들과의 추억이 밟힌다.

KakaoTalk_20180310_153034876.jpg 내 육체도 내 말을 안 듣는데, 생각은 오죽할까!

작년까지 너무 힘들게 지내면서, 사람들에 대한 불신만 가득해졌다. 솔직히 내가 죽어봤자 뭐....관심은 가질까? 부모님은 몰라도, 내 친구들은 너무나도 잘 지내는 것 처럼 보여서. 나는 그들에게 내 힘든 이야기를 해도 그들에게는 그저 하나의 지나가는 이야기에 그칠 것이고, 그래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면 그나마 낫지. 내 힘든 이야기 때문에 그 친구들마저 힘들어져서 내가 민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저런 생각과, 아무도 나를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절망하면서 지냈다.

그렇기에 내 사람들을 내가 어떤 시선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들을 마주해야 할지...그것을 정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이러면 내가 앞에서 말한 '세상에 한 단어로 형용되는 사람은 없다'는 말과 대조되지 않는가!


나에게 일어난 문제는 그것들을 '정의'하려고 했던 거다. 나 자신도 스스로를 정의할 수 없는데, 굳이 다른 누군가를 정의하려고 해서. 거기에 너무 신경을 쓰고 불안해해서 일어난 오류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세상에 내가 완벽하게 좋아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의 모든 부분부분이 내 맘에 드는 일이 있을까?

없겠지!

KakaoTalk_20180310_153032265.jpg 으아아앙앙아앙아아 갑작스러운 팩폭!

그나마 내가 나 자신을 조금 더 좋아해줘야 한다. 나 자신의 어떻게 해도 진짜 맘에 안 드는 부분마저 사랑해줘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남들에게는 그 정도로 무리할 필요는 없다! 이게 내 결론이다.

어쩌라고! 내 그릇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걸!

그리고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나의 그릇마저 사랑해주기로 했으므로 만만세다.

아무리 친한 사람들이라도, 항상 같이 지내다가 언제든지 아무렇지도 않게 멀어질 수도 있다.

KakaoTalk_20180310_154724848.jpg 옴뇸뇸

솔직히 모르겠다.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얼굴로 맞이해야 할지, 그들이 나에게 한 잘못들 좋은 일들 모두 없어지지 않는 걸.

상처도 추억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그것 모두가 그 사람인게 아닐까.

그게 '통합'인게 아닐까!


내가 굳이 정의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좋은 사람 나쁜사람이 아니라.

한때는 그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답답했다.

왜 나에게 관심을 안 가지는지 답답해하고, 왜 나를 만나는 것을 귀찮아 하는지 섭섭해하고....그저 그런 감정 뿐 아니라 계속 납득 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내려고 했다.

내가 너무 귀찮게 굴었지, 내가 그렇게 잘 해줬는데 그게 부담스러웠을까.


난 그냥 그들이 좋았던 거다. 그래서 나를 찾아줬음 좋겠고 그랬던 것이다.


이제 그들이 나에게 왜 그랬는지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억지로 찾지 말자. 무리해서 납득하려고 하지 말자. 그런 탐구열정은 전공 공부할때나 쓰자.

KakaoTalk_20180228_233256451.jpg 짜증난다고 노래를 부를거다.

그냥 재수없네 퉷. 진짜 짜증난다!

하고 말자.

누군가가 엄청난 잘못을 한 게 아닌 이상, 이 자세를 고수하련다. 편하니까.

아 저 애는 사랑을 많이 받았고 관심도 많이 받아서 나의 이런 나약한 면 따위는 관심도 없고 알 수도 없고 이해도 못 하고 자기 혼자만 잘 사는구나 그냥 흘깃 보고 음 힘들구나!하고 가는 거구나 하하 뭐 그래 재수없다 이 (심한욕)

섭섭하지만 괴롭워하지는 말고.

또 괴로워지겠지만. 그것도 당연하다. 그렇다고 그들의 그런 점에 괴로워 하는 것을 괴로워하지 말자. 나와 그들은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한다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비장)

그리고 그만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같이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까 살아가는 것이다.

상담이후, 많은 것들을 좀 덜 집착하게 되었다. 많이 침착해졌다고 할까. 다운텐션이 되었다고 할까.



1.내 사람들-가족.


앞에서 상담 선생님이 말한 bad,good 하는 이야기 말이다. 내가 그 '통합'이 안 된 것일까? 부모님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괴로웠다.

아니다. 난 이미 통합이 되어있다.

선생님은 이게 통합이 안 되면 정상적인 생활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인정하기엔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있지만,결국 부모는 세상이니까. 모두에게.

부모님이 통합이 되지 않으면, 세상이 통합이 되지 않으니까 세상을 살아가는 데 계속 큰 오류들이 생길 거라고.

하지만 나는 초,중,고,대학교까지 무난하게(크고 작은 문제들은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니까) 지내왔으니 이미 통합이 끝난 상태라는 것이다.

그것이 작년까지 마음이 힘들어지면서 잠시 무너지고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내가 어떻게 통합한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최대한 본인들이 해 줄 수 있는 한에서는 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외 다른 것들도 있지만 지금은 이것으로 충분한 것 같다.


2.내 사람들-나머지 모두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다른사람들을 이해하려는 것을 그만두었다.

쟤가 왜 저럴까. 하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더라. 그냥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인거다.

그냥 그 사람이다.

그리고 걔가 제 친구에요.

KakaoTalk_20180310_153032443.jpg (환장)

최근에 겪은 일을 하나 얘기겠다.

친구 중에 나보다 먼저 우울증을 겪은 아이가 있다. 인생의 모든 힘든 일을 잘 마무리 짓고 항상 에너지 넘치고 착하고 유쾌하게 살아가는 강한 친구다. 우울증도 지금은 겪고있지 않다. 하지만 나는 어느순간부터 그 친구와 마주보고 얘기하는 것이 거북해졌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싫은 건 아니고 오히려 좋아하고 고마운 친구인데 왜 가끔은 얼굴보기도 싫고 한대 치고싶지?(범죄입니다. 실행하시면 안됩니다.)

오랜만에 그 친구와 이런 대화를 했다.

나:잘 지내야지 너도 나도. 근데 그게 참 힘들다.

친구:왜~?



KakaoTalk_20180221_183923026.jpg 그 친구와 대화를 할 때 내 표정.

그 '왜~?'를 들은 순간 머릿속과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툭, 하고 풀렸다. 끊어졌다. 아 물론 이성이 끊긴 건 아니니까 오해 마시라. 믿어주세요.


힘과 긴장이 풀렸다. 알 것 같다. 확 와닿는다.

나는 그 친구가 불편했던 거다. 나와 같은 일을 겪었지만,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배려도 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상처주고.

분명히 화가 나야 했는데 그냥 몸에 힘이 풀렸다.

아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한계, 그리고 다른 사람의 한계를 인정했다. 나는 그들에게 나의 100프로를 넘어 200프로의 이해를 바랬다.그런데 나 자신만 봐도 스스로를 100은 커녕 60프로도 이해할까말까한데 남에게 그렇게 요구하고 요구하면서도 제대로 표현도 하지 못하고 '이 정도 표현했으니 이 정도로 많은 걸 이해해줘야 해'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았다.

근데 진짜 그게 참 안 되더라.

그걸 인정했다.

이젠 관계에 있어서 모든 것을 내가 설계하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좌절하고 무리해서 힘을 쓰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냥 힘이 안 써진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내 부분까지만 설계하고 노력하겠다. 그 이상은 그들의 몫.

물론 여전히 기대하고 상처받겠지만 최대한 그들에게 맡길거다. 그들도 나름대로 항상 노력하고 있으니까. 서로가 희생할 필요는 전혀 없는거다.

KakaoTalk_20180128_210647569.jpg 수줍.

일단 내 주변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다.

그들도 내가 주변에 있어서 고마울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또 고마울 것이다.


왜냐면 나는 결코 좋은 사람도 착한 사람도 아니지만, 곁에 두면 꽤 괜찮은 사람이다. 내 친구들이 들으면 진심으로 비웃겠지만 사실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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