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심리상담 이야기(5)

3.나야 나-(1)

by chul

요즘들어 다시 상담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같은 상황, 장소로 돌아가니까 내 상태도 돌아간 것만 같다.

자기 직전에 갑자기 곧 일어날 일들이 불안하고 해야 할 일들의 압박이 생겨서 결국 다시 선생님께 나의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했다.

나도 알고 있다. 이렇게 걱정 할 일은 아니라고. 의무나 임무같은 건 아니라고. 아무리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그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에게 해 줘도 계속 마음 어딘가가 급해지는 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나보다.

KakaoTalk_20180310_153032870.jpg 으아아아아아!진짜 그만 좀 하자!

작년처럼 힘들어질까봐 두렵고, 힘들어질 것 같아서 두렵다. 그리고 심적인 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솔직히 작년보다 힘들고 바쁠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더 막막하기도 하고. 그래도 작년보다는 조금 아주 조금 나노미터단위라도 성장한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게 아니더라도 뭐 별 수 있나.

잘 될거야 보다는 안되면 어때 시X가 인생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일단 심리상담 후기를 또 쓴다.

마지막 목차이지만 이 목차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길어서 나눠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와 나의 이야기이다.


상담은 내가 나를 보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선생님에게 칭찬도 많이 들었다. 허허



나는 여유가 없었다.

작년부터 두드러진거지만, 나는 어떻게든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옆사람에게 엄청 집착했다. 어쩌다가 만난 사람에게 내 인생친구가 되어주길 기대하고 부담스럽도록 선을 넘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사실 사람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있진 않다.

물론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건 좋아하지만, 그만큼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한다. 일주일동안 딱히 누군가랑 한마디도 안 해도 도서관이나 카페가는 길에 날씨가 좋으면 그건 그거대로 기분이 좋아지는,

행복의 단계가 엄청 낮은 사람이다.

기분좋은 개복치라고 해야하나. 뭐만 해도 "오 좋은데" 뭐만 해도 "괜찮은데"하는 사람이다.

KakaoTalk_20180310_154722436.jpg 나는 아무말 대잔치가 일상인 사람이다.

사람이 혼자있을때와, 옆에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을때는 그 긴장도가 달라지지 않는가?

어지간히 편한 사람이거나, 또는 아무리 친한 사람이래도 혼자 카페에서 늘어져 있다가 사람이 와서 옆에 앉으면 어느 정도는 긴장이 된다.


그런데 선생님이 그러셨다. 나는 옆에 있어도 주변 사람이 혼자 있을 때의 편한 상태로 같이 있을 수 있는 느긋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반대로 딱히 내 옆에 아무도 없어도 그냥 그런 느낌으로 느긋하게 그 곳에 존재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굳이 다른 사람과 같이 있어야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라고. 그냥 날씨가 좋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라고.

그런 분위기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인 사람이라고.

나와 이야기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으셨다고.

내가 평생 들은 말 중 가장 맘에 드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서, 지방인 집에 나의 사람들이 있듯이 서울에서도 그 정도로 붙어다니는 사람들을 만들어야만 내가 괜찮아질 것 같아서, 그렇게나 처음 본 사람들에게도 친밀감을 요구했다.

근데 딱히 그러지 않아도 나는 그냥 그렇게 존재중이다. 오히려 무리해서 사람들을 만나면 탈나는 사람이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알바나 동아리 등을 굉장히 많이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활동보다는 친구만들기에 집착해서 그런 것도 있고, 그냥 못 버티고 나왔다. 만약 내가 사람만나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면, 활동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꾸준히 동아리에 있었을 것이다. 열심히 했겠지. 그러면 보통 자연스럽게 사람이 생긴다. 하지만 처음처럼 'Making people'이 목적이었으면 오히려 나를 멀리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생겼겠지.


동아리든 알바든, '친목'이 목적인 곳이 아니면 제대로 된 활동을 하는 사람을 원한다. 그 활동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사람말이다.

그리고 친목이 목적인 동아리들을 보면 오히려 친목보다는 파벌싸움인 경우가 허다하더라...이런 걸 보면 한국에서 요구하는 사회성, 친화력이란 대체 무엇인가 다시보게 된다.

KakaoTalk_20180310_153035052.jpg 이런 마음가짐으로 동아리 활동을 오래 버티는 사람은 없다.



"내가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요."

나는 주위에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그들의 눈높이, 그들이 원하는 화제, 성격을 갖기위해 노력했다. 그들을 배려했다는게 아니라 그들을 내 위에 두고 나는 그들의 '친구'로 '선택'받아야 하는 후보자인 것 마냥말이지. 나 이런 대화도 할 줄 알아! 너를 위해 이런 성격도 갖췄어! 무슨 대화주제를 원해? 난 다 할 수 있어!......못한다.

위의 저 말도 상담하다가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다.


사실, 나도 선생님 덕에 굳이 친구를 구걸할 필요는 없고, 생각보다 주위에 사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아예 없다고 해서 죽을듯이 힘들어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깨닫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이 참 어렵다.

친구라는 게 연애처럼 "오늘부터 1일"이라고 정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저 사람이 날 친하고 편하게 느끼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그 사람 본인도 잘 모른다.

게다가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나랑도 친해지고 싶어하는 경우도 잘 없다.

아니면 나는 저 사람이 좋아서 이 정도로 만나고 싶은데, 그 사람은 내가 싫은건 아니지만 너무 자주 만나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아니면 바쁠수도 있지.

생각하면 슬프지만 그렇다. 나도 누군가가 부담스럽듯이, 누군가도 나를 부담스러워 하겠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겠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딱히 위로가 되는 건 아니지만.

KakaoTalk_20171130_230747451.jpg 세상 정말 혼자 사는 거구나.


"철경씨는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자기 자신을 좋아해요. 맘에 들어하고. 세상이 그걸 꺾으려고해서 세상 안에서 많이 휘둘려왔는데도 그런데도, 잘 지켜진 것 같아."


서울에 온 이후로, 나는 내가 엄청 바뀌었고 완전 최악인 사람으로 떨어진 줄 알았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이젠 예전의 맘에 들던 자기자신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들었다.

항상 자존감이고 자신감이고 인류애고 모두 다 땅을 파고 내핵까지 가는 동안에도 그 한가운데에는 "그래도 나는 썩 괜찮은 놈"이 있었나 보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살아온거다. 내심 알고 있었다. 그랬나 보다. 그랬다. 아니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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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상관없다!

세상 사는 데 스스로가 만족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러므로 세상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성실해질것. 세상이 요구하는 게 아니라 내가 요구하는 것을 집중해서 볼 것.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솔직히 아직도 잘 안 되고 있지만. 아무튼 그렇다.

다음 글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나머지는 시간 날 때 그림일기로 다시 찾아 올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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