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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Jan 29. 2022

반성하는 삶이 목표입니다.

어제보단 나은 내가 되기를.

그 흔한 신년 계획을 세우지 않았더니 1월이 금방 지나가버렸다. 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직접 정리하지 않았다 보니까, 그냥 머릿속에 둥둥 떠있는 녹은 젤리처럼 존재하고 있다.

이것저것 다시 보고 적고 사람들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나는 올해부터, 남은 나의 삶 동안 평생 반성하기로 했다. 반성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나의 목표가 되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서, 성장해서, 속으로

아, 어제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라고 무릎을 치는 그런 삶.

그렇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가는 삶이 목표다.

원래는 후회하는 삶이 목표였다. 아는 분께 이야기하자 ‘단어에 집착하는 건 좀 그렇지만 후회보다는 반성이 낫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맞아, 반성이 훨씬 좋다. 반성은 무언가를 했다는 증거니까. 시도를 했지만 잘 안되어서, 다른 방향과 힘의 분배를 다시 재정비하는 것이 반성이니까. 후회는 너무 미련밖에 없어 보이니까 반성하는 삶으로 바꾸었다.


이렇게 말했지만 반성보다는 후회가 더 많이 있는 나날들이다. 후회를 반성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할 일이 있다는 상황만큼 내게 안심되는 상황이 없다. 너무 오랫동안 무력함에 휩싸여있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들이 남아있으면, 아직 이 삶을 살아갈만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요즘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차마 반성으로 포장할 수 없는 후회들도 많다. 반성도 후회도 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에 나를 방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어제 망친 드립 커피를 오늘은 망치고 싶지 않다. 가능하면 내일은 더 맛있응 커피를 마시고 싶다. 어제 컨디션이 안 좋아서 40분밖에 못한 러닝을 오늘은 50분을 하고 싶다.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은 원두를 조금 더 부어보고, 러닝을 10분 더 할 수 있는 페이스 조절을 해본다. 그러면 자기 전에 ‘오늘은 10분 더 뛰었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 실패했다면 내일 하면 된다. 자기 전에 ‘내일 10분 더 뛰고 싶다’고 중얼거리면 된다.

만약 이렇게 성장해나가고 반성해나가고 적용해나가는 방향이 옳은 삶이라면, 몇 년 동안 방황한 내 시절은 옳았다. 끔찍했던 하루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하루를 위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들이 보기에 여전히 한심해도, 나만은 내가 어제보다 1%라도 나아졌음을 알았다.

‘네가 진작 그렇게 했어야지’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남에게도 듣고, 나 자신에게서도 듣는다. 예전에는 그 한마디가 나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쓸모없는 시절로 만드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다. 진작 그렇게 해야 했을 그 ‘무언가’를 지금은 하고 있다는 소리니까. 그때 못했던 것을 지금 하고 있다는 증거라서. 지금은 기꺼이 그 소리를 듣고, 인정하고,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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