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과 10대 후반들에게 우당탕탕이었던 20대 후반이.
나는 모든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나처럼 살고 싶지 않아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누군가가, 취업이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면,
나를 봐 햇수론 3년째지만 잘 먹고 잘살잖아!라고 말하겠지.
누군가가 수능을 망칠까 봐, 졸업할 때 학점이 안 좋을까 봐 걱정한다면 날 봐, 재적당할 뻔했는데 졸업 잘했잖아, 날 봐 수능 때 토했는데 그렇게 간 대학 잘 다녔잖아!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듣는 이는 그래도 난 바로 취업하고 싶어, 너처럼 3년째 고생만 하고 싶지 않아. 싫어 나는 잘되고 싶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어찌어찌 취업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된 지금, 또 다른 비교 대상들이 생겼다. 예전에는 막연히 취업을 한 친구들이 이젠 나보다 연봉이 높은 사람들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것들을 비교에 비중을 두었다간 나는 평생 잘 살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젠 백수가 아니기에 이 매거진에 어떤 글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취업준비가 막연하거나, 대학 졸업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가 약간의 기분전환이 되었으면 좋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사람은 자기 자리를 찾아가게 되어 있다.
그 자리를 빨리 잡느냐 늦게 잡느냐의 차이뿐 아니라, 그 자리가 처음에 보잘것없어 보이는지 처음부터 아주 번쩍번쩍해 보이는지의 차이도 있다. 그 차이가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나도 아직 안 살아봐서 모르겠다. 조금 더 살아보고 이야기해보겠다.
자기소개서 팁이나 면접 팁 같은 걸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민망하다. 내가 쓸 글은, 그 취업 준비 기간 동안 여러분들이 겪을 열등감과 비교, 절망감과 막막함을 이끌고 그럼에도 또 지원하고 지원해서 1승으로 일단 시작하는 그 긴 기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건 내가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혔기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어도 또 무언가를 해도 되고 쉬어도 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되 포기하지만 말라고 말할 수 있다. 나한테는 그럴 자격이 있다.
결국 모든 건 욕심이었다. 우리같이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냥 붙는 회사에 가는 것이지, 다른 동기들이 간 좋은 회사에 가야 하는 건 아니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붙는 대학에 가는 거지, 서울대에 다 가야 한하는 건 아니다. 물론 가면 좋지 부디 가시길. 그런데 못 가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예전 K사의 인턴을 지원했을 때, 서류를 붙었는데 경쟁률이 100대 1이 넘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지간히 취업이 힘들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취업 준비기간 동안 가장 나를 괴롭히고, 어쩌면 내 취업 준비기간을 길게 늘여버린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비교였다. 인턴을 대기업에서 시작해서, 인턴보다 좋은 회사에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좋다는 것은 네임벨류, 연봉, 모든 걸 의미한다.) 주변에 정말 거짓말 안 하고 S, H, L, SK….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곳들을 간 친구들이 많았다. 재수 없는 건 나 또한 면접까지는 모두 갔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 정도로 떨어지면 내가 어지간히 꼴 보기 싫거나 그런 기업 형태가 맞지 않았다는 걸 인정해야 했는데. 그리고 그 직무로 뽑히지 않을 수도 있음을 파악해야 했는데 나는 그 직무와 근무 형태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내 친구들 다 거기 있단 말이야.
이런 마음 가짐으로 나는 어떤 면접을 봐도 그 회사의 규모가 맘에 안 들면 준비하면서도 투덜거렸다. 그러면서 S에 간 친구들의 연봉과 성과급을 듣고 절망했다. 그런 내가 방향을 틀자마자 덜컥 취업이 되었고 선택지가 생기기까지 했는데, 그건 많은 것을 버려서였다.
내 기계설계 전공에서 굉장히 큰 성과를 이룬 것이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기획 직무로 지원을 시작하면서 포트폴리오에 관련이 없으면 넣지는 않았다. 물론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면접에 녹여내긴 했지만 그게 1순위가 되지 않음을 항상 기억했다. 순위는 직무와 관련된 것들로 매겨지기에.
쓸모없지는 않다. 면접에서 “열정을 다한 일”같은 질문이나 자소서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일”같은 것에 집어넣으면 되니까.
어쨌거나 그게 무엇이든 붙들고 있는 것을 놓고 많은 것들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할 때, 나눠줄 때 나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그게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라고 할지라도 하고 있다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 아르바이트에서 여러분이 성공할 수도…이런 건 아니고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고 싶은데, 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면 일단 할 수 있는 일이나 조금씩 해내는 것이다. 일은 즐겁지만 자신이 없다. 할 수 있는 것들 찾아서 하나씩 해 낼 수밖에. 꼭 직장이 아니더라도, 수능 공부를 해도, 대학 전공 공부를 해도, 취업 준비를 해도 그냥 할 수 있는 거 해낼 수밖에 없다.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거 과감히 버리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정말 주절주절 썼다. 오랜만에 글을 써서 그렇다. 다시 마무리 겸 이야기하자면, 다들 나처럼 살고 싶지 않아 함을 잘 알고 있다. 한 번에 잘 되고 싶어 하겠지, 돌아서 여기로 잘 온 나도 여전히 한 번에 잘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당신이 무언가가 잘 안 되고, 주변 사람들은 젊으니까 괜찮다고만 위로도 안 되는 말을 할 때, 이 글을 기억해주길. 의식의 흐름대로 썼지만 결론은 잘 먹고 잘 산다는 내려놓는 나의 이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