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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Feb 27. 2022

너는 결국 날 불편해했겠지.

여러모로 무던했던 나와 모든 면에 최선을 다한 너.

 그래?  열심히 해봐. 죽을각오로.


내가 알아봐줄테니까. 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관련 교육들이….

아니, 난 그 부분은 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고마워.

왜 안하려고 해? 정신차리고 제대로 해야지!


노력의 역치가 맞지 않았다. 나와 B. 지금까지 못해본 적이 거의 없던 B 자주  해왔고 도망도 쳐왔던 .  앞에서 여러 교육들과 예시들을 미친들이 나열하는 그를 보면서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렇게까지  해줘도 되는데. 나도 필요하면 진작했을거고 그렇게까지  생각이 없는데. 나의 실패담을 들을때마다 그는 진심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해결책까지의 나의 행동 촉구를 위해 끊임없이 카톡과 전화를 해왔다. 친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랬고 그렇기에 나처럼 미적지근한 노력을 하는 사람이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나는 항상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했고 그는 항상 그렇게까지보다 더 나갈 정도로 고려하고 계획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항상 ‘굳이’인 행동과 가치관 변화를 촉구하는 그의 말을 반 이상은 흘려듣고 즐겁게 놀다가 오곤 했는데, 결국 그게 그를 향한 예의가 아니었음을 나는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B 나를 위했고, 진심으로 내가 잘되길 바랬다. 그의 주변에는 전부   사람들밖에 없었으며, 그가 누군가와 싸우고, 누군가를 싫어할때는 ‘스펙이 모자라다 이유가 컸다. 그럼 굳이 스펙이 한참 모자라고 생각도 없는 나는 끌고 가서 밥을 먹이고 커피를 함께하고 전화해서 고민상담을 요청할 필요는 없었을  같은데. 나의 어떤 면이 그의 마음에 들었고, 그의 주변에 있기위한 조건인 ‘스펙 위해서 노력해줘야만 했다.


결국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호전적이지 않다. 진득하게 하나만 할 수도 없다. 관심 없는 부분은 노력조차 잘 하지 않는다. 불편한 일이 있어도, 내 허용범위 안에 들어오면 들춰내지는 않으려고 한다. 사회적이나 범법적인 방향이 아니라면 굳이 해결해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 모든것과 반대였던 그는 나를 힘들어했다.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여기까지임을 알았다.

결국 이렇게 될 것이었군. 한심한 친구를 그는 옆에 둘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옆에 있기 위해 굳이 나를 바꾸는 노력까지는 하지 않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섭섭했을 수도 있겠다.

정말 미안한데 내 최선이였어 B야. 나는 너랑 있는 시간이 진짜 좋은데, 도저히 안되더라.

너는 더 높고 거친 세상으로 나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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