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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Mar 01. 2022

3월이 유난히도 버거운 그대들에게

3월을 가장 무서워했지만 이젠 가장 무던하게 보내는 내가.

항상  브런치  ,  맘 때쯤 조회수가 급격하게 오르는 글이 있다.

https://brunch.co.kr/@ruddb1155/173


이 글이다.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면서 느낀 바를 어린 마음에 꼼꼼하게도 써 내려간 글이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될 날이다. 대학생뿐 아니라 고등학생 중학생 어쩌면 대학원생이나 신입사원 등등… (이제 수시채용이 위주라서 신입사원은 해당 없나?) 어찌 되었든 누군가는 새로운 그룹에 섞여 들어가기 시작할 시기이다.

이제 대학생들의 종강이나 개강의 시기조차 가물가물한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 아웃사이더거나 아웃사이더가 될 사람들이 공감할 글을 쓰기에는 3년 전의 내가 최적일 것이고, 그렇다고 조언을 하기에는 아직 머릿속에 쌓인 것이 없다.

그래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는데, 이 글의 조회수가 올라서 알람이 올 때마다, 이 시기마다 나는 그때의 나를 마주한다. 나도 그랬음을. 그 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당신은 잘못되지 않았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하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대학생 때는 3월이 그렇게도 싫었다. 특히 2학기 시작인 9월보다  끔찍했는데, 항상 신입생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나는 저런 신입생 시절을 보내지 못했고 혼자 도서관에서 선배들 눈치를 보면서 공부를 했기에 질투가 났고 부러웠다.  흔한 족보도 얻지 못했고.


이런 내가 지금 서울에 인맥이  많고, 아는 동기가 거의 없지만 그래도 간간히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사람을 만드는  그만두면서 역으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졌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은  모르겠다. 그때 나를 살려줬다고 표현할  있는 소꿉친구는 가장 잔인하게 나를 끊어냈고, 이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대학 동기는 지금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카톡을 하고 전화를 2시간 동안 한다. 나는 혼자였지만 모두와 함께 살고 있었고 그건 지금도 동일하다.

다만 대학생 때 우리가 아웃사이더니 뭐니 하면서 유독 괴로워하는 이유가 있다. 당신은 교복을 벗고 갑작스러운 자유를 얻게 된다. 그러나   밑에는 ‘남들과 다르면 안 된다’는  그룹 내의 인재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모든 시기를 거쳐보니까  혼돈과 모순이 대학생 때 드러나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이라는 울타리가 있는데 삶의 형태에 규제는 전혀 없으니까. 그리고 자신이 무엇이 중요한지 알기엔 너무 어린 나이이기도 하다.  전까진 수능 공부만 다 같이 중요했는데 갑자기 대학이요? 앞으로  할지 지금 결정할 시기라고요? 고등학생 친구들과 대학교가 달라지면서 점점 대화의 주제도 통하지 않게 되고, 당신은 외로워질 것이다. 주변엔 너무  지내는 것만 같다. 실제로도  지내고 있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은 무섭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지만 움츠러들 일도 아니다. 나의 경우 학과에서 친구가 도저히 생기질 않아, 연합 동아리를 들고 혼자 오프라인 온라인 관련 활동들을 했는데 그게 여전히 이어져있다. 심지어  일이  것도 있다. 연합 동아리에서는 인생 멘토와 친구들을 만났다. 당시 동기들부터 교수님들까지  그렇게 밖으로 나돌고 과생활에 집중을  하냐고 했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다. 이쪽도 저쪽도 맞았다. 선택만 있을 뿐이고,  유리한 환경이 있을 뿐이다.

나는 여전히 또래들과는 방향과 색이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당시 열심히 과생활을 하고 인맥 관리를 하던 친구들은 기업에 들어가서 가끔 선배들과 술자리를 가지곤 한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보고 신기해한다. 하지만  주변에는 내가 하는 일과 방향이 같은 사람들뿐이다.  입장에서는 그들이  주변에는 없는 특이 경우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친구가 아니냐면 그건  아니다. 우린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고 놀고 싸우고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그리워한다. 대학이라는 울타리가 없어지면 남들과 달랐던 것은 딱히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개성만 남을 뿐이다. 그리고  알게 된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음을. 어쩌면 학생 때 유별나다고 소리를 들었다가 사회에 나가서 별일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세상은 넓다. 나만 불행하고 나만 다르다는 착각에 너무 빠지지 말자.


시작할 때는 왜보다는 어떻게에 집중하는 걸 추천한다. 나는 왜 친구가 없을까, 말고. 나는 어떻게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까. 동아리를 들어갈까, 동아리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기 위해서 어떤 동아리에 들어야 할까, 나는 내 시야를 넓히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을 읽을까, 강연을 찾아 들을까.


여러 선택들을 그냥 내려온 탓에 특이하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동시에 기대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나의 근황을 주고받을 때, 친구들은 진심으로 축복하며, 이런 말을 해 주었다.


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궁금하고 기대가 돼.


나 또한 앞으로 생활을 시작할 여러분이 어떤 길을 걸을지 기대가 된다. 꽃길만 있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당신만의 길을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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