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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Mar 19. 2022

좋은 사람 되기 글렀다.

졌지만 잘 싸웠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망했다. 젠장.

보기 좋게.


머릿속으로 “히히 그러시든가용”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리가 없었다. 한때 나는 생각나는대로 말을 했다. 그것때문에 상처 물물교환이 아주 심했기 때문에 나와 남을 위해서 입을 다물었다. 그렇기에 나는 쿨하거나, 솔직한 것과 싸가지 없고 배려가 없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싸가지 없고 배려가 없던 사람이었기에. 나에게 그 과거는 흑역사다. 사실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재수없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그때의 나를 버텨준 사람들, 나에게 잘 알려준 사람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굳이 말을 하지 않는다. 나또한 그들과 함께하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상처를 주고받기 싫기 때문이다. Mbti가 유행하면서 나는 entp니까 이런 말을 해야해, 하는 사람들을 봤는데 유감이지만 나도 entp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하지만 입을 다물고 누군가에게 다 맞춰주며 내가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 삐걱거리다보니 선을 넘는 사람들이 생겼다. 뭐 선을 넘는 건 그 사람을 모자람이고 역량이니 내가 할 말은 없다. 앞으로 몇몇 사람들에겐 그냥 있는 그대로 표정과 생각을 드러내볼 계획이다. 선 넘어보셔도 됩니다, 제가 밀어낼테니까요.

문제는 선 넘어넣고 밀어내면 온갖 난리를 피우는 피곤한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상대방을 이겼다는 착각’을 좋아했다. 아닌가 지기 싫은 건가?

나또한 크고 작은 논쟁과 말다툼을 해보았지만, 하다보면 정말 자기 이야기만 하는 상대방을 만나게 된다. 그럼 나는 그때부터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데, 그럼 그 상대방은 나를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제 나에게 그들의 마음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맘껏 이겼다고 생각하게 둔다. 그러시던가. 갑자기 이긴 상대방은 선심쓰듯이(마치 이긴 사람이 진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일으켜세워주듯) 다음 만남을 먼저 이야기하곤 하는데, 나는 웃으며 넘긴다.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기 싫어서, 이겼다는 착각이라도 갖기 위해 치는 발버둥을 자주 지켜보았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그 발버둥을 제 3자 시선에서 보니 정말 뜨악할 광경이었다. 온 세상에 자격지심을 돈도 안주고 저렇게 효과적으로 광고할 수 있다니. 식겁하고 이제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굳이 좋은 사람도, 이긴 사람도 되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내가 되려고 한다.

그럼 이런 내가 좋은 사람은 남고 싫은 사람은 떠날 것이다. 내가 피곤한 그들을 떠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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