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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May 15. 2022

처음으로 비대면 상담을 받다.

인사이드의 비대면 상담을 받고 주저리 써보는 글.

저번 주쯤, 오웰헬스의 대표님께 연락이 왔다.

아주 정중했던 메일이었다. 아직 심리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지금 그 허들을 낮추기 위한 콘텐츠들에 대한 고민이 녹여 있었다.

당시 스타트업 기획자로 재직하고 있는 데다가 심리상담을 여러 번 듣고 그 인식 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보았던 나는 바로 그 연락에 OK 오히려 좋아,를 외칠 수 있었다. 물론 실제로 관련 기업과 학문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에 비하면 나의 활동은 새발에 피도 안 됌을 안다. 하지만 4년 전,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을 병행하면서 그 인식개선과 나의 경험을 위해 글을 썼던 내가 소환이 되었다. 안 할 수가 없었다.


여담이지만, 아직도 4년 전과 다르지 않은 인식 수준에 조금 탄복했다.


그렇게 인사이드 어플을 설치해서 무료 상담 1회를 제공받고 글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글을 써야 하므로 무언가를 정리해서 상담 선생님을 만나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그럼 상담의 의의가 없다는 생각에 일단 부딪혀보기로 했다.


일단 상담을 예약해보자.


인사이드 어플은 상담 선생님을 고를 수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비대면. 어플을 통해 줌처럼 자신이 편한 곳에서 편한 시간을 고를 수 있다. 놀랐던 것은 굉장히 시간대가 다양했다. 주말도 있고 퇴근 후인 6시 이후도 있었다. 상담을 받을 선생님들의 주력분야도 되어있기 때문에 나의 문제와 함께 상담을 예약할 때 참고하면 된다.

나는 퇴근 후인 7시에 자존감이 주력 분야인 선생님과 예약 상담을 잡았다.



이제 상담을 받아보자.


일단 상담시설로 가지 않아도 되는 점이 정말 편했다. 나는 안 그러지만,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소로 가는 사람들이 눈치를 본다고 들었다. 실제로 그 시설로 가는 사람들을 보고 괜한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에게 곤욕을 당한 지인도 보았다. 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지만, 누군가에겐 힘든 문제임이 틀림없다.


상담은 50분 동안 진행된다. 보통 한 회기가 그 시간이다. 상담이 종료되기 전에 끝나간다는 메시지가 나오니 너무 당황하지 말자.



상담을 종료해보자.


사실 상담이라는 것이 그 과정 자체가 굉장히 내담자에게 영향이 가기 때문에 그 외의 행정절차가 번거롭지 않은 게 중요하다. 겨우겨우 용기 내어서 왔는데 갑자기 뭔가 문제가 생겼다? 도망칠 수도 있다. 하지만 어플로 함께하니 그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오로지 상담에게만 집중할 수 있도록 공을 들여서 개발한 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비대면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앱 UI가 전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상담을 예약할 수 있다.



내 인생의 불편함을 마주하는 시간. 그걸 연습하는 시간.

나는 상담을 이렇게 표현하곤 한다. 사회에서도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와야 문제를 논하고 사회는 더디긴 해도 바뀔 수 있다.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게 아니라, 마주하는 사람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건 사회뿐 아니라 나의 인생에서도 적용된다.


어쩌면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에 간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문제를 인정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용기를 냈지만 그곳에서 무조건적인 힐링이 오진 않는다. 변화는 당연히 힘들다. 그래서 그 변화를 마주하고 불편하다고, 이게 아니라고, 혹은 하고 싶은 건 이런 거라고 말하는 장이 필요하다. 그 연습의 장이 심리상담이다. 물론 가격과 인식이 자주 허들이 되곤 하지만, 여건이 된다면 기꺼이 해보시길. 더 힘들어지면 하지 말고, 지금 힘들 때 기꺼이 내가 불편하다고 인정하는 삶을 모두가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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