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권력과 경력이 있는 누군가가 당신 탓을 한다면
네가 잘하지 못해서 그래.
네가 눈 밖에 나서 그래.
솔직히 나는 잘하지 못하겠다. 경력이 없는 신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갓 대학을 졸업한 인턴이기도 했다. 물론 이제는 나이가 훨씬 더 많아졌지만, 여전히 신입 준비를 하고 있다.
10대 20대 어쩌면 그 세대가 아니어도 을인 우리는, 분명 또다른 재수없는 일들을 겪을 것이다. 겪어오기도 했고, 앞으로 더 겪어야한다는 생각에 조금 슬퍼졌다. 이런 일들은 보통 나보다 권력이 있거나 경험치,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변덕 혹은 클릭 하나로 결정된다. 그럴때마다 내 인생의 주도권은 내가 아니라 그냥 나보다 운이 좋게 먼저 태어나서 자리 잡은 사람들에게 달려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아니 모든 사회는 주니어에게 각박하다. 주니어 신입 공고에 경력1년 정도를 넣는것도 그렇고. 잘하기를 바란다. 잘하기를 바랄 수 있지 나도 잘하기를 바란다. 잘하려고 해왔고 성장하려고 해왔다. 그런데 잘하기를 바람을 넘어서 압박이 되어가고, 그게 문제가 되어 어떤 결과로 너무 쉽게 이어졌다. 모두에게 나의 인생은 알 바가 아닌셈이다. 그러니 우리도 그들을 알 바 아닌 존재로 넘겨버리면 된다. 그냥 오늘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핑프(핑거 프린세스/프린스, 자신이 무언가를 해결하거나 찾지 않고 남들에게 물어보는 메세지만 올리는 사람)만 아니면 되어요"
오퍼를 거절했던 이유 중 하나가 되는, 저번 어떤 회사의 면접관이 한 말이다. 아마 '여기서 적응하기 위해 내가 따로 준비해가면 좋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어보거나 놓친 것이 그들의 핑프가 되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경력이나 경험이 없기에 너무나도 쉽게 누군가의 기분으로 인생이 바뀌곤 했다. 그들의 탓을 할 수가 없는게 나는 부족했고 눈에 띄지만 좋게 띄는 사람은 아니기에 눈 밖에 나버린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사회에 야 나는 쓰레기니까 날 받아줘, 니네가 날 참아줘 할 수는 없다.
그럴려면 어쩔 수 없이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당신을 다시 괴롭게 하는 그들의 소리가 있다면 무시해라. 인간은 한번에 하나밖에 할 줄 모른다. 당신이 그 소리 듣기 대신 노래에 집중하기로 한다면 노래에 집중하는 것만 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 어린 사람들, 경험도 경력도 없는 사람들 탓하는 누군가를 보면 그냥 불쌍히 여겨라. 그리고 그들이 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