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사실 나에겐 엄청난 재능이 있다. 생각하고 믿는대로 유독 된다는 신이 내린 능력이다. 누군가가 잘 될 것이라고 믿으면 그는 곧 잘 되었고, 내가 안 될거라고 믿으면 아주 나이스한 타이밍에 안 되었다. 나는 늘
왠지 잘 될 것 같았어
왠지 안 될 것 같았어
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하찮게는 날씨 운과 여행 웨이팅 운부터해서 도서관의 자리, 누군가의 좋은 소식까지 다 내 믿음대로 되었다.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냐면,
다시 이 매거진에 글을 쓰게 되었다.
늦은 나이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신입으로 다시 구직활동을 할 계획이다.
구직을 할 때도, 취직을 한 후에도, 다시 구직을 했을때도 가장 날 괴롭게 만든건 다름아닌 비교였다.
그리고 인턴 정규직을 혼자 전환되지 못했던 2년전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수습기간과 인턴이라는 말만 들어도 겁을 먹었고 아주 작은 곳들만 찾아서 면접을 봤다. 그 와중에 이미 대기업 몇년차인 친구들, 자소서를 주며 팔자에도 없는 나의 취준 선배 노릇을 들어줬던 친구들의 좋은 기업 취직 소식을 들으며 스스로가 한심해졌다. 쟤네 저렇게 잘 살아가고 사는 동안 나는 뭐했지?
운동을 잘 하고 이력서를 넣으며 식단관리로 다져지고 있던 몸과 정신이 아득히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평생 남 축하만 해줘야하나? 평생 힘내라는 소리를 듣는 상황으로 살아야하나? 이쯤 다시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모든 생각은 남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남들이 날 어떻게 여기고 무슨 말을 할 지만 계속 고민하고 상상해왔다.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두에게 비교라는 형벌이 내려졌다. 그러나 유독 취준생에게 가장 독하게 내려지는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100일만 죽으려고 한다. 단순히 열심히 취준을 하겠다가 아니라, 100일만 바보처럼 나만 생각하면서 비교 덜 하고 운동 더 하고 미련하게 노력해보려고 한다. 100일간의 목표는 중고신입 취준이 아니라, 후회를 최대한 덜 하면서 나만을 위한 몸과 마음을 만들어가기다.
다음에 잡힌 면접또한, 신입 공채인주제에 신입의 경우 3개월의 인턴 평가 후 정규직이라는 얘기가 작게 적혀져 있었다. 큰 기업인데도 그 꼼수에 혀를 내둘렀다. 인턴부터 지금의 재직까지 워낙 다양한 소리를 들어서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졌다. 아무리 체계가 있어도 가장 만만한 사람먼저 쳐내는게 기업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그 면접을 가지 말까 생각했다가, 한번 부딪혀보기로 했다. 이번엔 괜찮은 곳에 들아가서 3년이라는 경력을 만들어내는 버티기를 해 볼 것이다. 그렇기에 저번처럼 조급하게 아무 손을 잡지는 않을것이다.
최근에 정말 가고 싶은 곳 면접을 봤다가, 알고 있었고 모르면 내 경력에 신뢰가 깨지는 질문에 답을 못했다. 그 이유는 정확하게 생각이 안 났었고, 한번 보긴 했지만 설마,하고 넘어가버려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후 빠르게 취업을 한 친구에게 면접 준비 과정을 물어보았고, 내가 얼마나 하고 싶은 것만 해댔는지 뼈저리게 반성을 하였다.
뭐 그래도 늘 긴장하고 멘붕와서 면접 망치는 내게 이번 면접은 끝까지 정신줄을 잡고 웃으며 마무리가 되긴 했다. 물론 면접관들이 워낙 나이스했기 때문이겠지만.
나를 죽이진 않겠다. 나를 괘씸하게 여겼던 사람들은 나의 불행이 약간의 술안주가 되겠지만, 내 알 바가 아니다. 그 어떤 영향도 내게 끼치게 두지 않으려고 한다. 다시 노션으로 나 자신이 할 일과 마음가짐들을 정리하고 현재를 살겠다.
일기 형식으로 끝나면 안되는데 여전히 일기 형식으로 글을 써서 민망하다. 어쨌든 다음 글은 무엇을 어떻게 정리하면서 살고 있는지 재정비 후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