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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에 정답이 없다는 정답만 갖고 가라.

다 망해버린 대학생활을 지낸 사람이 회상하는 대학생활

by chul


3월이다. 나는 3월이 참 싫었다. 학생때는 친구 중 유일한 이과였기에(요즘도 문이과라는 말 아는지 모르겠지만 라떼는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서 대학을 갔다.) 반배정 결과가 망해서 힘들었다. 대학생때는 몇년간 아웃사이더로 지냈기에 신입생들이 하하호호 하면서 다니는 꼴(?)을 보기가 싫었다. 나는 그럴 수 없었으니까.3월이다. 나는 3월이 참 싫었다. 학생때는 친구 중 유일한 이과였기에(요즘도 문이과라는 말 아는지 모르겠지만 라떼는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서 대학을 갔다.) 반배정 결과가 망해서 힘들었다. 대학생때는 몇년간 아웃사이더로 지냈기에 신입생들이 하하호호 하면서 다니는 꼴(?)을 보기가 싫었다. 나는 그럴 수 없었으니까.


모두가 청춘이라고 부르고 행복하다고 하는 대학생활을 가장 괴롭게 보낸 사람이기에 말할 수 있다. 대학생이라면, 대학생이 되기 전이라면 (그 외의 시간을 지내는 사람에겐 도움이 안 되겠지만) 당신은 어쩌면,



1. 당신은 못 할 수도 있다.

못 지낼 수도 있다.

한국에서 대학은 약간 유토피아같은 느낌으로 잘 못 설정되어있다. 거기만 가면 뭐 몸도 마음도 좋아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세상이 다 네것이고.

웃기지마라 가봤자 여러분은 세상이 생각보다 넓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될 것이다.

내 옆자리 동기는 인기가 많아서 늘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지만 나는 점심을 혼자 먹게 될 수도 있다.

열심히 했지만 공부를 못 할 수도 있다. 나또한 고등학생때는 공부를 곧잘 한다고 스스로 인식했지만 대학교에 와서 전공 시험 점수가 너무 안 나와서 방황을 많이 했다.

못 지내는 것으로도 힘든데, 괜히 끌어오지 마라. 어떤 생각을 끌어오면 안되냐면

남들은 잘 지내고 다들 좋다고 하는 대학생활인데 내 꼬라지는 왜 이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다.


누구에게나 그럴 수 있다. 거지같게도. 남들 좋다는거 나는 안 좋을 수 있다.


2. 모든 인간관계는 없어질 수 있다. 정답은 없다.

대학교 가면 생각보다 얕은 관계가 생길 것이고 교복을 입어서 친근하고 0에 가까운 거리감이 익숙했던 당신들은 당황할것이다.

동기와 친구는 다른 것 같고, 겨우 1살 위인 선배들(아니 동기라도 재수나 삼수해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들 왜 이리 어려운지.

그래서 당신은 이 진리를 믿게 된다.

대학교 친구는 가짜고 고등학교 친구가 진짜다.

구라다.

나는 대학교(자대가 아니라 타대까지도)에서 한두명을 우연히 만나서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서로 몇시간씩 전화를 한다.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너무나도 생활과 가치관이 달라져서 아프게 헤어졌다.

물론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 중 또라이도 있었고 고등(중)친구들 중 거의 15년 함께하는 녀석들도 있다.

쓸데없이 인간관계에 결론 짓지 마라. 그냥, 눈 앞의 사람의 대화에 집중하라.



그러니까.

3. 당신을 마음껏 활용할 시기로 이용해라.

앞서 말했듯, 나는 생각보다 전공 성적이 안 좋았다. 특히 코딩 영역에 대해서는 낙제를 하곤 했다. 대부분 친구들로 이뤄지는 팀 프로젝트에는 친구가 없었기에 낄 수가 없어다. 그런데 그냥 자원했다. 같이 하자고 하면서 나는 이런이런것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 거절하진 않았다. (사실 그때야 뭐 프로그램 잘 다루는 동기들이 신급으로 보이지 사회 나오면 똑같은 머저리다.)

그러자 재밌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론적 공부는 못 하지만, 프로젝트성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데는 나쁘지 않았다. 졸업 프로젝트 1등을 하고, 그 덕에 전공과 관련이 없지만 하고 싶던 지금 직무로 이어졌다.


사실, 이것저것 우당탕탕해도 되는 시기이다. 나는 한때 멋에 미쳐서 파란 머리나 숏컷을 멋드러지게 하고 귀에 체인같은 것을 달고 징이 박힌 구두를 신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세미 정장을 입고 싶어서 투피스 셋업(당연히 싼 거 돈 없다) 을 입고 학교에 다녔다.


그때 왠만한 것들을 다 했기에 지금 되게 심심하게 다녀도 별로 심심하진 않다. 나는 내 욕망을 표출하는 시기로 이용했다. 당신들도 한번 정해보시라.


4. 지금만 청춘이 아니다. 이후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모두가 잘 지내고 잘 지내야한다는 대학생활을 망쳐버렸고 취준 기간도 길었다. 그래서 내 인생에는 이제 행복은 없을 줄 알았다. 유일하게 빛난다는 시기에 가장 어두웠으니까.


행복하냐면 아니지만 그때보다 잘 지내냐고 한다면 맞다. 참으로 신기하지. 다들 대학생때 아니면 언제 행복해지냐고 울부짖던데.



뭐, 결론은 하나다. 당신이 어디서 시작하고 있던간에

지나갈 모든 순간과 시기는 소중하고 귀엽게 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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