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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글쓰기에 대한 생각

있어보이는 척하지만 요즘 글을 안 쓰고 있어서 머쓱할 뿐이다.

by chul

요즘 글쓰기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

이렇게 적으니까 정말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고민과 사색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진 않다. 그냥 똥폼잡아보았다. 요즘 나는 별 생각이 없다.


사람이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어느순간 어떤 방향이랄까, 결론을 내게 된다. 너무 많은 이야기-피드백이든 조언이든 질책이든 비난이든 뭐든간에 - 를 듣다보면 너무 어지러워진다. 그래서 나는 요즘 몇개에만 집중하고 있다. 머릿속으로 나름 결론을 내린 것도 있다.

지금은 강릉 정동진에 와 있는데, 이미 결론을 낸 상태로 와서 그런가. 딱히 마음의 응어리같은게 없어서 그런지 그냥 관광을 즐기고 있다. 이전에는 마음이 복잡할때마다 강릉 안목을 갔다. 그때는 꽤 어렸어서 그런지, 바다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야지, 이런 결심도 했고 그 결심을 잊지 않고 살아오기도 했다.


나도 그새 철이 든건지, 건강해진건지 모르겠다. 두달전에 강릉 숙소를 잡을때만 해도 '도저히 이렇게 살 수가 없다.'라는 마음으로 연차를 쓰고 그랬는데. 그 두달새 이런저런 것들이 (상황은 여전히 거지같고 내 상태만) 정리가 되었다. 바다를 보면서 그냥 예쁘구만, 덥구만, 날씨가 좋구만, 이런 생각만 했다. 좀 걷다가 힘들면 그냥 앉아서 '체력 기른 줄 알았는데..'같은 한탄만 했다. 힐링이긴 한데, 정말 힐링만 해서 당황스러웠다. 나에게 여행은 사회로부터의 도망이었다. 그래서 항상 여행가기전, 여행간 후, 여행에서 쓸 말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딱히 쓸 말이 없다. 정확히는, 우울해하거나 불만을 토할만한 일이 없다.

우울하고 불안한 일은 항상 있었다. 나는 회사에서 결코 잘 지내는 사람은 아닐것이다. 도 넘는 비난이나 트라우마가 될법한 일들도 많았고, 숨이 안 쉬어지는 순간도 많았다.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괜찮다 아니 위험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 어떻게 극복되었다. 적다보니 생각나는데, 그걸 극복한 이야기를 한번 적어봐야겠다.


운이 좋으면 오늘 글이 여러개 나오겠는데?

늘 침체된 글만 썼고, 우울과 다크한 에너지가 나의 원천이었는데 이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니 신기하다. 그런 글이라도 내가 쓰면 내 글이지. 오늘도 한번 정리해서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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