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는 보내주고 다시 새로운 새를 날리는 연습

있어 보이게 썼지만 궁상떨러 바다 간 이야기임.

by chul

오랜만에 바다를 갔다. 오랜만은 솔직히 말하면 아니고. 무언가를 정리하기 위해서 바다를 오랜만에 갔다. 그렇다 나는 퇴사를 했고 다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죽은 새는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새로운 새를 띄우는 연습을 하고 있다. 뭔가 표현이 조금 이상하긴 한데(새 : 뭐야? 살려줘요) 오늘 병원에 갔다가 담당 의사 선생님께 들은 비유라서 한번 써봤다.

예전에 혼자 인턴에서 정규직 전환이 안 되었을 때, 눈이 엄청 오는 날에 강릉 바다에 가서 죽을뻔했다. 그때도 궁상을 떨러 갔었는데 궁상은커녕 이렇게 눈에 쌓여서 죽을 바에야 자소서 100번도 더 쓰겠다고 하늘에게 겁나 빌었다.

이번에도 많은 미련이 있는 이번 회사를 보내주고, 다시 해야 할 일을 위해서 스스로를 챙기기 위해서 결심하고자 바다에 갔다. 그러나 태풍전날이었고 거세진 파도에 의해서 서핑을 하다가 파도에 겁나 처맞고 그냥 어려운 생각은커녕 숙소 와서 잠자고 혼자 술만 마셨다.


이런 거 보면 나는 참, 무게 잡는 게 안 어울리는 사람 같기도 하다. 그래도 퇴사를 할 때 이것저것 계산을 하고 나왔기에 나쁘지 않은 지갑을 가지고 쏘다니고 있다. 엄마를 데리고(차는 엄마 거라서 운전도 엄마가 함) 전시회를 가고 비싼 밥을 먹어보고 인스타풍 카페에서 시간도 때워보았다.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의 약속도 잡아보고, 새로운 공간도 많이 둘러보면서 어디서 취준을 해야 할지 연구도 해보았다.

멘토들도 자주 만나서 조언도 구하고, 조급해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결국 그 바다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과 과거에 하지 못한 일들, 그로 인한 별로인 내 현재에 마음 쓰라려했다.


그 회사를 보내주기가 쉽지가 않았다. 나쁘지 않았고 사람들이 좋았지만 정말 아팠다. 누구나 그랬듯이 나 또한 첫 사회생활이기에(남들에 비하면 늦은 나이이긴 해도) 자주 깨졌다. 그냥 혼난 수준이 아니라, 전혀 몰랐던 나의 서툰 모습들 모자란 모습들이 보여서 괴롭고 이불킥을 하는 날들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또 잘 알려준 사람들, 모범이 된 선배들이 주변에 있었고 여기서 알게 된 것들로 더욱 멋진 어른이 되리라고 마음먹었다.

그러기에는 나를 지속적으로 괴롭힌 한두 명이 준 상처가 더 컸지만 말이다. 나는 그들의 말을 듣고 정말 모두가 날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그전에 만났던 리더들이 내게 '한 것이 없다'라고 했기에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나가게 되자 모두가 놀랐고 진심 어린 조언(좋은 말뿐 아니라 진짜 도움 되고 생각해야 할 조언들)과 '너 가면 이제 이 일 누가하냐'는 한탄도 들었다.


누군가는 그런 나쁜 사람들의 말을 왜 듣냐고 했겠지만, 보통 그런 이들은 나를 생각하는 척하면서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하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가스라이팅 관련 글은 또 올리겠다.)


뭐 여하튼, 명확하게 멋진 궁상은 실패했고 그냥 돌아와서 서핑때문에 온몸이 아픈 사람이 되었다. 다시 해봐야지 아자아자 따위가 안 되는 나는 그냥 어떻게든 또 살고는 있다. 과거를 곱씹으면 현재의 귀찮은 일들을 안 봐도 된다고 착각했다. 과거를 곱씹으면 다시 그 좋았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우울한 과거를 곱씹고(이랬다면 달라졌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우울에 중독되었다. 슬슬 다시 털어내야지. 해야 할 공부를 조금씩 해야 한다.

오전 루틴만이라도 2주 동안 한번 만들어봐야지. 인생 기니까. 나를 위한 삶을 위해 길게 살아야지. 난 잘될 사람이고 도움을 줄만한 무언가를 만들 사람이고 행복할 사람이니까 오래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