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가 가끔 올려다본 본가 근처의 도서관의 하늘은 항상 멋졌다.
집이라.
요즘 집 하면 한숨 먼저 쉬게 된다.
지금 살고 있는 나의 집은 하늘이 없다.
본가에는 방 바로 옆에 이렇게 큰 창문이 있었다.
서울에 올라와서 혼자 살 때는 이렇게 창문이 안 보이는 집이다.
하긴 서울은 넓은데 좁아서.
도서관이든 산책로든 집이든 다 붙어있는 데다가 어디 느긋하게 쉴 만한 곳도 없다. 어쩔 수 없긴 하지만...
하늘이 제대로 보이는 집에 살 때는 하늘을 쳐다본 적이 없고, 하늘의 중요성 같은 거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살고 있었는데.
이렇게 하늘이 안 보이는 집에 살고 나서야 그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감질나게 저렇게 직각삼각형 모양으로만 보인다.
포토샵으로 비유하자면 스포이드로 파란색을 찍어놓고 그대로 페인트 통으로 찍어낸 듯한 새파란 하늘일수록 내 마음은 착잡해지는 것이다.
항상 답답해져서 밖으로 나가게 되면
이렇게나 멋진 하늘이 펼쳐져 있는데.
정말 집 밖으로 5분도 아니고 문만 열고 나가면 펼쳐져 있다.
사실 원래 하늘 같은 거 거의 신경 써 본 적이 없다.
맑은 하늘보다는 비 오는 날을 더 좋아했기도 했고.
근데 요즘따라 날씨는 또 왜 이리 좋으며... 하늘은 이리 파란지!
예쁜 하늘을 볼수록 내 마음은 착잡해진다.
집이란 것에 방음, 가격, 이웃의 개념 정도만 신경 썼지 한 번도
창문이 하늘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가! 는 신경 써 본 적이 없는데..
왜 항상 사람은 이렇게 당하고 나서야 깨닫는가...
그나마 바로 앞에 좋은 산책길,
좋은 카페가 있어서 이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긴 하지만.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계속 그리는 고양이, 하늘은 내가 요즘 잃어버린 것들이다.
그리워서 계속 그리고 있게 되었다.
그나마 하늘은 조금만 수고하면 찾을 수 있지만 고양이들은 그럴 수 없다랄까..
그때 봤던 하늘도 분명 멋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