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연민의 소비가 아닌 공감의 연대로

Susan Sontag

by Ruddyd Als

Susan Sontag의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소개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제재 그대로의 내용을 구체적인 어떤 것을 다루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장에서 6장까지는 사진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 사진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것을 담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인간의 주관적인 의식이 들어가 있다는 것, 사진이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연출된(특히 전쟁의 상황에서 찍은 사진들, 특히 이 책은 사진 중에서도 전쟁상황에서 찍은 혹은 찍힌 사진에 관해서 주로 말하고 있다.) 상황을 찍는다는 것 그리고 사진을 보고서 대중들은 어떻게 인식을 하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지루하게 사진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을 읽고서 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답답했고 이 느낌은 실제로 솔직히 말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이어졌다. 뭔가 궁극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지만 그것은 안갯속에 희미하게 보일 뿐이고 결국은 독자가 찾아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들은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다. 이 말은 텍스트 즉 활자보다는 보는 것을 선호한다는 말과 같다. 실제로 본다는 것은 두뇌의 활동을 적게 발생시킨다. 내가 무엇인가를 본다는 것은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듣는다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읽는다는 것은 무의식적이지 않는다. 정신활동을 동반하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현대인들이 책을 읽지 않고 책을 영상으로 접하거나 TV 프로그램 그리고 오디오북이라는 형태로 책을 접한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미지 즉 사진은 대중들이 뭔가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접할 수 있는 최고의 내용물인 것이다.


Susan Sontag은 마찬가지로 사진으로 보이는 타인의 고통은 사진만 기억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의식적인 활동이 동반되지 않는 타인의 고통이 담긴 사진을 바라보는 것은 상황의 맥락을 떨어뜨리고 다른 형태와의 관계와 이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근과 가난, 내전에 관한 사진은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관해 단편적인 기억만 할 뿐 어떠한 이야기를 떠올리지는 못한다. 그리고 사진은 뭔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이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타인의 고통을 멀리하는 현대인들에게 널리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은 자신이 안전한 곳에 있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해지는 현상이다. 나와 관련이 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나한테는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 듯하다.


저자는 교통사고가 일어난 도로를 운전하면서 사람들이 사고의 현장을 본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운전자들이 속도를 늦추는 이유는 사고 자체에 관한 호기심보다는 뭔가 소름 끼칠 만큼 섬뜩한 무엇인가를 보고 싶어 하는 본성이 인간 안에 내재되어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Susan Sontag은 책의 마지막 장에서 상상력에 관해 말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겪었던 일들에 관해서 이해하지도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겪었던 일들에 관해서 상상해보는 것, 연민으로 끝나지 않고(연민은 무뎌지기 마련이므로) 그들이 고통의 나의 의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것들이다.


타인의 고통은 나의 고통이 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초연결인 사회에서 시간과 공간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인간의 고통이 남의 고통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공감을 한다는 것, 사진 속 이미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현대인들에게 타인의 고통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소비되어지는지를 알 수 있는 역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일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문장의 호흡도 길며 번역을 직역한 것 같은 문장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머리의 의식적인 활동이 많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읽기가 어려워도 현대인들에게 무뎌진 타인의 고통을 어떠한 관점에서 인식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는 책이므로 논점이 다소 불확실히고 불명확하더라도 한 번 정도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되풀이하면서 읽어야지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손에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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