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iam McGuire "Bill" Bryson
빌 브라이슨 Bill Bryson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사실 엄밀하게 얘기하자면 거의 모든 과학의 역사라고 해야지 옳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과학분야 즉 화학, 생물, 물리, 지구과학에 관한 내용을 책 전체의 99%의 비율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의 출발인 빅뱅에서부터 책은 시작을 한다. 빅뱅은 특이점에서부터 출발했다. 모든 입자들이 초고밀도 초고온도 초고압력인 극도로 작은 한 점인 특이점은 폭발을 했고 이것으로부터 우주가 시작되었다. 한 가지 오해를 하지 말아야 한다. 특이점에 의한 빅뱅은 그 이전에 공간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빅뱅으로 인해서 공간이 시작되고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한 것이다. 뭔가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지만 책에서는 그렇게 서술되어 있다.
사실 인류 즉 우주가 어떻게 처음부터 시작됐는지는 인류사의 오래된 난제 중에 하나였다. 신학에서는 태초에 하나님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지만 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학자들은 논리에 입각해서 그 문제를 풀으려고 했다. 인류의 조상이 유인원에서부터 시작하였는지 아니면 신이 만들어낸 창조물인지 인간들끼리 싸우는 것처럼 말이다.
우주의 출발에서부터 인류의 기원은 시작한다. 이 책의 가장 후반부에 언급한 인류의 기원에 대한 추척은 실망스럽게도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인류의 조상이 95% 확률로 아프리카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만 알고 그 나머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왜냐하면 남겨진 것 즉 화석이 드물기 때문이다. 즉 거의 모든 생명체들은 생이 다하면 무의 상태로 분해되어 버리는 것이다. 즉 다른 생명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떨어져 나가거나 흩어져버리는 것이다. 설혹 남는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냥 사라질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많이 들어본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이엔스, 네안데르탈인 등등은 그 모습을 확실하게 알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위에 언급한 현생인류들이 누가 누구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되었는지 그 이유조차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살아있는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은 그 행위가 놀랍기만 하다. 세포가 47회 분할이 되어야지 인간으로서 태어날 준비가 된다. 또한 각각의 세포들은 몸에 대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유전 코드를 가지고 있어서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책에서는 가장 간단한 세포인 효모를 만들려고 하더라도 비행기를 구성하는 부품의 수만큼의 성분을 초소형으로 분해를 해서 지름이 몇 마이크론 정도가 되는 공에 맞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생명은 이렇게 복잡한 것이다.
세포는 여러 발견자를 거쳐서 DNA의 발견으로까지 이뤄져 왔다. 훅의 세포 발견에서부터 왓슨과 크릭의 DNA 구조 발견(책에서는 왓슨과 크릭보다도 프랭클린을 더 인정한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과학은 이렇게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을 바탕으로 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분야에서는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 위에서 언급한 인류의 조상에 관한 문제도 그렇지만 인간이 발을 딛고 서있는 지구가 대표적인 예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지구 속을 탐험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였다. 비유를 하자면 인류가 지금까지 땅속의 세계에 관해 알아낸 정도는 사과의 껍질만큼의 깊이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저 깊은 심해저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인체의 경이로움 즉 심장은 사람의 모든 세포에 충분한 양의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하루에 6800여 리터에 이르는 혈액을 퍼 날라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운동을 한다면 저 양의 몇 배나 많은 양의 피를 퍼내야 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을 이루는 원소도 신기한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소금 즉 염화나트륨은 염소와 나트륨은 독성이 강하다. 순수한 나트륨은 폭발성이 매우 강하다. 염소는 표백제로 쓰이고 있는데 아주 낮은 농도로 사용하면 미생물을 죽이는데 유용하지만 많은 양을 사용하면 인체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위험한 두 물질이 만나서 이뤄지는 염화나트륨 즉 소금은 인체에 무해하고 꼭 필요한 성분이다. 물론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되지만. 마찬가지로 산소와 수소는 주변에서 가장 쉽게 타는 원소이지만 둘이 합쳐지면 전혀 타지 않는 물로 변한다.
책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 이외에 많은 과학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학적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간혹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썼기 때문에 과학에 관해 전반적으로 넓지만 얕은 지식을 얻기에는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지구가 인간이 살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만약에 지구와 태양의 위치가 조금 멀거나 조금 가까워도 인간은 탄생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인간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이성을 이용해서 다른 생명체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는 또한 지구에 해를 끼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는 CFC를 만들어서 지구를 황폐화시키고 있고, 인위적인 활동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하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자연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에 의한 결과임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사실 책에서는 지금이 아주 약간의 소빙하기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지만 0.5만 올라가도 수많은 종이 사라지는 지금의 현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인간이 아닌 자연적인 현상에 의한 종의 사라짐은 아주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말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빌 브라이슨은 지구의 종들을 멸망시킬 수 있는 종과 지구의 종을 살려낼 수 있는 단 하나의 종도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과학에 관한 대중서는 시중에 많이 있다. 하지만 과학을 이렇게까지 통합적으로 대중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검색을 해보니 빌 브라이슨은 이 책 이외에도 일반인들이 궁금해할 만한 주제를 가지고 책을 많이 발간을 하였다. 전문지식이 아닌 일반인들과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는 즉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재료로서는 이 책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