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황금 가지] 믿음의 기원을 추적하다.

James George Frazer

by Ruddyd Als

이탈리아 중부, 로마 근처에 네미라는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는 숲과 동물, 풍요의 여시인 디아나와 디아나의 남편 비르비우스를 섬기는 신전이 있었다. 마을에 사는 남자라면 누구나 사제가 될 수 있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신전의 숲에 있는 성스러운 나무에서 가지(황금가지)를 꺾고 사제를 죽여야만 했다. 그렇다면 사제가 되기 위해 왜 이미 존재하고 있던 사제를 죽여야만 했으며 왜 황금가지를 꺾어야만 했는가.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황금가지』의 목적이다.


책의 저자인 프레이저는 서양과 동서양을 넘나들며(사실 동양보다는 서양, 서양에서도 유럽에 널리 퍼져있는 이야기) 우리가 흔미 미신이라고 치부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것을 말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고대에서부터 내려왔던 흔히 말하는 비과학적인 행동인 주술을 이해해야 하는데 바로 하나는 닮은 것은 닮은 것을 낳는다는 것이고 다른 또 하나는 이전에 서로 접촉이 있었던 것은 물리적인 접촉이 사라진 후 멀리서도 계속해서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전자를 유사의 법칙, 후자를 감염의 법칙이라고 저자는 명명하고 있다.


주술을 행하는 주술사는 유사의 법칙에 따라 어떤 것을 모방함으로써 원하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흔한 예로 어떤 사람과 닮은 인형을 만들고 그 인형에게 유무형의 해를 가하면 그 어떤 사람이 똑같이 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또한 감염의 법칙에 따라 어떤 사람과 접촉했던 물체에 가한 행위는 그 어떤 사람의 신체에 직접적인 접촉이 없더라도 똑같이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위 두 가지 원리를 바탕으로 동서양에서 일어났던 그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주술적인 형태를 분석하고 있다. 유사의 법칙에 따라 고대인들은 물고기를 많이 잡기 위해서는 물고기 모형을, 몸속에 깃들어 있는 병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건강한 모습을 그린 것을 봉납하면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과학적 이치에 맞지 않지만 그 당시의 사람들은 그렇게 믿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네미의 사제가 되기 위해 왜 존재하고 있는 사제를 죽여야만 했을까. 저자에 따르면 사제는 하늘의 움직임을 주재하고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제는 인간인 만큼 언제든지 죽을 수 있고 그 힘이 약해질 수 있다. 힘이 약해진다는 것은 고대인들의 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농업의 쇠퇴를 의미한다. 그리고 고대인들인 사제의 힘이 약해지기 전에 기존의 사제를 죽여야 했다. 그러면 왜 황금가지를 꺾어야 했는가.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 책의 주요 설명 장소는 유럽이다. 고대의 유럽은 아직 인간들의 손이 타지 않았기 때문에 나무가 울창했다. 특히 참나무가 울창했다. 그리고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가 있었는데 이 겨우살이는 시간이 지나면 황금씩을 띤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고대인들은 인간의 생명은 혼에 달려있는데 이 혼이 인간의 몸을 떠나면 인간은 죽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혼은 몸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저자는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사례를 들려준다. 이 황금가지에는 사제의 혼이 깃들여져 있다. 따라서 이 황금가지를 꺾어야 하는 이유가 설명된다.


프레이저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고대인들이 가졌던 믿음, 신화, 주술을 현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주술에서 종교로 종교에서 과학으로 변해온 인간들의 믿음을 통해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과학도 언제인가는 다른 또 다른 이름에게 자리를 내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주술의 경우, 인간은 사방에서 덮쳐오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 자신의 힘에 의존한다. 모방과 감염의 원리를 통해 이겨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렸을 때 즉 자신의 힘으로는 거대한 자연의 힘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 겸손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뛰어넘는 종교에 귀의하게 된다. 하지만 자연의 거대한 힘은 일정한 규칙성과 반복성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이용하면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시 주술의 시대로 돌아가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이성의 힘을 믿고 과학에 의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자연계에 관한 과학이론은 이제까지 쌓아 올린 것 가운데 최신의 이론일 뿐이다. 즉 시간적 순서에 따라서 현생 인류에 가장 근접한 주술이자 종교일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자연의 법칙을 연구하는 과학은 사고의 환영을 설명하기 위해서 고안해낸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주술과 종교, 과학은 인간의 사고가 만들어낸 하나의 이론이다. 주술이 종교에 자리를 내주고 종교가 과학에게 인간의 지배적인 사고 양식의 자리를 내줬듯이 과학도 언제인가 보다 더 완벽한 - 사실 완벽이라기보다는 그 시대에 맞는, 인간의 사고방식에 들어맞는 - 가설에 자리를 물러줘야 하는 것이다.


사실 Sir James George Frazer의 『황금가지』는 원본이 13권이나 되는 방대한 양의 대작이다. 13권이나 되는 책을 모두 읽기에는 힘이 들어 『그림으로 보는 황금가지』를 선택해서 읽게 되었다.


Ruth Benedict의 『국화와 칼』은 저자가 일본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고 쓴 책으로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황금가지』도 저자는 직접적인 탐사를 하지 않고 여러 문헌을 참고하여 쓴 책이다. 이에 대해 여러 학자들은 ‘안락한 의자의 인류학자’라면서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방대한 양의 자료 검토와 이치를 따져가며 서술한 이 책은 고대인들의 생활양식 및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과 이성만이 현대인들이 가져야 할 궁극적인 자산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꼭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책의 후기의 색은 노란색(황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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