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팀을 옮긴 이후로 개인 자료를 관리할 도구를 찾다가 원노트에 옮겨 적기 시작했는데, 자료를 관리하는 용도로 매우 요긴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에서도 사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트북에 원노트가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해 봤더니 이미 설치가 되어 있었고, 심지어 몇 개의 글마저 써 있었다.
약간의 소름이 돋았다. 메멘토 같기도 하고...
하여간, 2018년 정도에 좀 사용했던 것 같은데, 그 때도 비슷한 글이 써 있었다.
흩어지는 생각들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생각을 모을 수 있는 도구에 대한 고민들이 적혀 있었다.
우습게도 난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것과 같은 낮설은 감정을 느꼈다. 고작 3년 정도 전의 내가 쓴 글인데 말이다. 그러면서도 계속 같은 고민을 가지고 맴돌고 있다는 점에 생각이 미치면서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시점 정도가 아마도 온라인 글쓰기가 내 루틴에 자리잡아가기 시작하던 시점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해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2018년에 블로그에 적었던 글은 5개 정도 된다. 2019년에는 21개인가 글을 적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뿌듯했었다. 드디어, 직장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 스스로 무언가 결과물 다운 덩어리를 하나 뱉어냈다는 기쁨이였다.
그리고, 2020년을 피드백 해보니, 블로그에 적은 글이 100개를 넘었다. 작년 목표 중의 하나가 블로그에 글 100개를 쓰는 일이였는데, 목표 달성이였다. 맥주라도 한 잔 할걸 그랬다.
처음에는 애드센스 계정에 잠들어 있던 30달러를 찾기 위해 시작했던 블로그 글쓰기였는데, 어느새 시나브로 나의 루틴 속에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에 뱃속 깊이 뿌듯한 감정이 들어찬다. 단전에 내공을 가지게 되면 이런 느낌일까.
얼마전에는 드디어 첫 수익금으로 160달러를 받았다. 첫 시작부터로 따지면 무려 10년도 훌쩍 넘은 눈물나는 수익이다. 하지만, 나는 어떤 한 방향으로 쭈욱 걸어갔다는 사실에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느리더라도 걷고 있으면 걷는 것이다. 앞으로 가고있는 것이다. 하루에 100달러씩 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10년에 160달러를 벌었더라도 난 하나의 방향으로 걸어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어떤 글을 써야 할까에 대한 고민만 해도 며칠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내 스스로 한 분야에 오래도록 깊은 열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카테고리를 신경쓰지 말고 닥치는대로 쓰고 보자로 마음을 먹었던 결정이, 막혀있던 물고를 트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재미있는건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여전히 하나의 글을 쓰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오래도록 걸리고 있지만, 예전만큼은 시간을 덜 의식하게 되는 듯 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일주일/한 달... 이런 식으로 피드백 해보면, 글의 양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퀄리티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그만큼 내 일상 속에 편안한 루틴으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느리다, 빠르다라는 단어는 상대방과의 비교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제의 나와의 비교에서도 사용 할 수 있다. 분명, 2018년의 내 글쓰기는 매우 느렸다. 그리고, 적게 걸었다. 하지만, 2019년은 그보다는 많은 걸음수를 움직였고, 2020년은 그보다 꽤 많이 걸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 올해는 조금만 더 많이 걷는 것을 목표로 걸어볼 예정이다. 느림을 걱정하지 않고, 많이 걷는 것에 욕심을 내보려고 한다.